국내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가 8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이니켈 양극재 출하 증가로 실적이 회복됐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특정 고객사에 집중돼 있어 의존도 완화가 과제로 꼽힌다.
7일 데이터뉴스가 엘앤에프의 3분기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3분기 영업이익 22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엘앤에프는 2023년 3분기(영업이익 148억 원) 이후 전기차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폭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로 장기간 적자를 이어왔다.
이번 3분기 흑자 전환은 하이니켈 양극재의 출하 확대로 분석된다. 증권사에서는 엘앤에프가 테슬라 모델Y(주니퍼)에 NCMA95 양극재를 단독 공급하고 있어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역시 실적발표에서 "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NCMA95 단독 공급 지속과 글로벌 완성차 고객의 Ni-95% 제품 적용 확대, 신차 판매 호조 등으로 4개 분기 연속 출하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테슬라향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수록 의존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엘앤에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약 87%가 특정 외부고객1에서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고객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추정하며, 이 물량의 최종 공급처가 테슬라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앤에프는 중저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공략하며 의존도 낮추고 있다. 대구 구지 3공장 내 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2026년 하반기 국내 첫 LFP 양산, 2027년 북미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5월에는 미국 LFP 배터리 기업 ONE(Our Next Energy)과 공급 MOU(양해각서)를 체결했고, 2025년 5월에는 국내 주요 배터리사(비공개), 7월에는 SK온과도 관련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엘앤에프는 일부 전구체를 중국 CNGR에서 조달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비중국 전구체 공급망을 확보하거나 전구체가 필요 없는 양극재를 양산 중인 만큼, 공급망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앤에프는 국내 전구체 공장을 준공해 2026년 1단계 연간 2만 톤 생산을 계획 중이며, 무전구체 LFP 양극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