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가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를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이 회사는 양극재 3사 중 상반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는데, LFP 사업 강화를 통해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지 주목된다.
1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주요 양극재 3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엘앤에프가 유일하게 적자(-2614억 원)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 및 환율 변동성이 주요 적자 요인으로, 특히 장기 공급계약에 따른 탄산리튬 재고로 재고평가손실이 지속 발생했다. 2분기에는 439억 원의 재고평가손실이 추가로 인식됐고, 신설 공장의 고정비 부담 및 역래깅 손실(578억 원)과 환율 하락(195억 원)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재고평가손실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핵심 고객사 테슬라향 출하량 증가가 전망되고 있어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다. 엘앤에프도 3분기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엘앤에프가 국내 업체 중 가장 빠른 LFP 양극재 양산이 가능해 공급계약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몇년간 LFP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폭발, 화재로부터 안전성이 높다. 주로 저가 전기차와 ESS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현재는 CATL 등 중국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7월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사용된 LFP 양극재는 전년 동기 대비 66.9% 급증한 73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전체 양극재 적재량 중 LFP의 비중이 약 58%로 절반을 넘어섰다.
엘앤에프는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대응해 100%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통해 연간 최대 6만 톤 규모의 LFP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총 3382억 원 투입해 짓고 있는 신공장은 내년 상반기 준공을 거쳐 4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증설도 고려하고 있다.
두 건의 공급계약도 따냈다. 지난 7월에는 SK온과 양극재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SK온은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LFP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국내 주요 배터리사와 최대 5만 톤 규모의 LFP 공급을 위한 MOU를 맺은 바 있다.
엘앤에프는 투자 여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로 총 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중 2000억 원은 LFP 신규 사업에 전액 투자할 계획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