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중 토스뱅크만 기업은행 대출 잔액이 줄고 있다. 2022년 개인사업자대출의 포문을 열며 의욕을 보였으나, 현재 기업대출 잔액은 인터넷은행 중 가장 적었다.
9일 데이터뉴스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일반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5조52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831억 원) 대비 35.4% 증가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그간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을 채웠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시중은행은 전체의 47%를 가계대출로 채운 데 반해,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 비중이 90%를 넘겼다.
2분기에 들어서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비중은 94.3%, 90.9%, 90.7%로 90%를 넘겼다.
정부의 6.27 부동산 규제 대책이 발표되면서 인터넷은행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전과 달리 가계대출을 늘리기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로 눈을 돌렸다. 인터넷은행은 현행법상 대기업 대출이 불가하기 때문에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만 취급 중이다.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한도를 높이고,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1억 원 초과 신용대출 등 상품을 신규 출시해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 시장 커버리지를 확대한다. 보증서대출 상품도 다양화해 고객 선택지도 넓히고 있다. 2030년까지 전체 여신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18%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6월 말 기업대출 잔액이 2조5388억 원, 1조58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4070억 원, 1조416억 원) 대비 80.4%, 51.9%씩 증가했다.
토스뱅크 유일하게 잔액이 줄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2023년 1조8196억 원에서 2024년 1조6345억 원, 2025년 1조4061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2022년부터 취급된 신용대출이 분할상환되거나 만기가 도래하면서 잔액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결과"라며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서울시와 협력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안심마이너스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토스뱅크는 2022년 2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내놨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같은 해 5월과 11월에 시장에 진출했다. 토스뱅크는 시장을 선점하며 인터넷은행 중 기업대출 규모가 가장 컸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소세로 올해 6월에는 가장 적은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가 인뱅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 대비 연체율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0%로, 가계대출 연체율(0.41%) 대비 0.19%p 높았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