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오랫동안 내수기업에 머물러 있다는 박한 평가가 꼬리표처럼 달렸다. 하지만 이제는 반도체, 바이오, 친환경 등 미래 성장산업 분야에 대한 글로벌 투자 확대와 수출 증가로 ‘글로벌’이 잘 어울리는 그룹으로 거듭났다.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은 미래 산업 트렌드를 읽는 인사이트와 과감한 투자 전략이 꼽힌다.
14일 데이터뉴스가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SK그룹은 2024년 글로벌 매출 137조8000억 원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말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법인 및 지사) 570개, 글로벌 자산 129조4000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매출을 크게 늘리면서 그룹의 해외 매출도 대폭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은 2023년 32조7657억 원에서 지난해 66조1930억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한민국 수출 대표주자 SK하이닉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7%에 달한다. 이 기업의 지난해 64조 원이 넘는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외에도 해외에서 높은 매출고를 올리는 이차전지, 반도체, 바이오 등의 제조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SK에너지는 전사 매출의 50.9%에 달하는 22조1996억 원을 해외에서 올렸고, SK온은 매출의 62.5%에 해당하는 8조7719억 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SK실트론도 전사 매출의 56.7%(1조2065억 원)를 해외에서 달성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전사 매출의 98.9%인 5416억 원을 해외에서 거뒀고, SK아이이테크놀러지도 84.4%(1839억 원)의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기록했다.
SK그룹이 수출 주도 계열사를 다수 보유한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한 핵심 요인으로 미래 산업을 읽는 혜안과 과감한 투자가 꼽힌다.
1953년 선경직물로 시작한 SK그룹은 섬유산업에서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대한민국 산업사에서 기억할만한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확대는 물론 그룹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을 이어왔다.
1980년 대한석유공사 인수를 통해 정유사업을 시작했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구축했다. 또 2016년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해 반도체소재 사업 분야 성장 기반 마련하고, 2017년 SK실트론을 인수해 종합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SK그룹 [기획3] SK그룹, ‘인사이트와 투자’ 앞세워 글로벌로 끊임없는 도전](/data/photos/cdn/20250415/art_1744239037.jpg)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SK그룹
또 2020년 인텔의 NAND 메모리 사업부를 9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플러그파워에 16억 달러를 투자해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와 전략적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재계 순위 2위로 성장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총 매출 202조 원, 영업이익 31조 원을 달성했으며, 자산은 368조 원에 달한다.
SK그룹은 투자 전략을 업그레이드 하고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AI·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집중 투자하기 위해 기존 사업 매각을 포함한 과감한 전략을 수립, 실행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