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올해 상반기 국내 그룹사 중 가장 많은 계열사의 신용도 상승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데이터뉴스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개 신용평가사의 상반기 신용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AJ렌터카, SK실트론, SK브로드밴드, SK E&S 등 4개 계열사의 신용도가 올라간 SK그룹이 가장 좋은 개선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렌터카 전문기업 AJ렌터카와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기업 SK실트론은 상반기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월 AJ렌터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상향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평가했다. AJ렌터카의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올렸다. AJ렌터카의 신용등급 상향은 SK그룹 편입으로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주요하게 고려됐다. 1988년 설립된 AJ렌터카는 지난 1월 SK네트웍스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또 자동차 렌탈 시장에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영업현금흐름 창출능력을 감안할 때 중기 등급전망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월 SK실트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K실트론은 2017년 1월 SK㈜가 ㈜LG로부터 인수한 이후 SK하이닉스와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더욱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거래 안정성이 높아져 과거에 비해 SK실트론의 실적 변동성이 완화됐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조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높아진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부담을 감내하면서 재무안정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 및 IPTV 사업자 SK브로드밴드와 종합 에너지 서비스 기업 SK E&S도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SK브로드밴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IPTV 가입자,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등 주요 수익창출 기반이 강화되고 있고, 제고된 영업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며, 티브로드 합병에 따른 사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게 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SK E&S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높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도시가스와 발전 부문에서 우수한 사업 경쟁력이 지속되고, 신규 발전소 증설, 배당에 따른 투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과 재무 융통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달 SK E&S의 투자부담이 통제가능한 수준이라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월 ‘AA+/안정적’으로 상향 변경했던 SK E&S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지난달 ‘AA+/부정적’으로 되돌렸다. 한국기업평가는 당초 SK E&S의 주요 레버리지 지표가 단기간에 등급전망의 안정적 복귀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봤지만, 이후 대규모 지분 출자, 선박 금융리스 조달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다시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6월 말 현재 SK E&S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은 2개 신용평가사가 ‘AA+/안정적’으로, 1개 신용평가사가 ‘AA+/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SK그룹에 이어 롯데그룹(롯데건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정밀화학)과 대림그룹(대림산업, 대림코퍼레이션, 대림에너지),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비화학)이 상대적으로 많은 계열사의 신용도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신용도가 낮아진 곳도 다수여서 계열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