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미국시장을 겨냥한 철근 수출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봉형강 부문에서 판매량과 수출 비중이 동시에 증가했고, 후판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수익성이 회복되는 모습이다.
8일 데이터뉴스가 동국제강의 2026년 1분기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은 8572억으로 전년 동기(7255억) 대비 18.2%, 영업이익은 214억으로 전년 동기(43억) 대비 397.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0.6%에서 2.5%로 상승했으며, 순이익은 62억 원으로 전분기(-135억 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실적 개선은 봉형강 판매 회복이 이끌었다. 동국제강의 봉형강 1분기 판매량은 2022년 89만9000톤에서 2025년 55만1000톤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7만4000톤으로 반등했다. 지난해 4분기(65만 톤)와 비교해도 4.5% 늘었다.
판매량 회복에는 철근 수출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동국제강의 봉형강 철근 수출 비중은 작년 1분기 4%에서 올해 1분기 16%까지 높아졌다. 내수 건설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물량이 늘면서 봉형강 판매량이 늘어난 셈이다.
수출확대는 미국향 물량 증가와 맞물려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철근 수출은 30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8.0% 폭증했다. 이 가운데 미국향 수출은 27만6000톤으로 전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건설 확대에 따라 철근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도 이 같은 수요 변화에 맞춰 수출 대응을 강화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수출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전담 임원을 선임해 의사결정 체계를 정비했다. 영업·통상·물류를 일원화해 대응 속도를 높이고, 고환율 환경 속 채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철근 가격 회복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철근 유통가격은 2023년 1분기 톤당 97만 원 수준에서 2024년 76만 원, 2025년 69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2026년 1월 75만 원, 2월 76만 원, 3월 79만 원으로 상승했다.
저가 수입산 후판 반덤핑 조치 이후 회복세를 보였던 후판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후판 판매량은 2025년 1분기 20만4000톤에서 같은해 4분기 23만6000톤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23만8000톤으로 지속 증가했다.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해 3월 톤당 90만2000원에서 올해 3월 92만5000원으로, 수입산은 84만2000원에서 87만30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반덤핑 조치 이후 수입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후판 가격이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도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향 철근 수출 확대와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봉형강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1분기에도 판가 인상이 일부 반영됐지만, 본격적인 인상은 2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형강은 반도체 팹 건설 확대로, 철근은 미국향 수출 확대로 내수 수급이 빠르게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절적 성수기 효과도 더해져 봉형강 업계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 개선 폭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