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AI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2.35조 펀드’로 진검승부

KB 1조,하나·우리 5000억 등 ‘실탄’ 장전…정부 ‘국민성장펀드’에도 50조 투입

4대 금융, AI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2.35조 펀드’로 진검승부국내 금융지주들이 국가 미래 산업의 ‘전략적 투자자’로 변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모되는 미래 인프라 구축에 금융지주들이 수조 원대 펀드를 앞세워 직접 뛰어들고 있다. 과거 대출에만 치중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래 인프라의 주인’이 되겠다는 포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비(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미래 산업·인프라 펀드 규모는 총 2조 3500억 원에 달한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KB금융이다. 최근 1조 원 규모의 ‘KB국민성장 인프라펀드’를 조성했다. 만기 없이 환매가 제한되는 ‘영구폐쇄형’ 구조를 업계 최초로 도입, 장기 투자가 필수적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 등에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역시 5000억 원 규모의 ‘하나모두 성장인프라펀드’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완도금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물론, 부천과 인천에 들어설 AI 허브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성이 높은 ‘초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우량 자산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5000억 원 규모의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통해 해남 태양광, 고창 해상풍력 등 지역 기반 재생에너지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집중한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 1월 데이터센터(1250억 원), 탄소중립 태양광(1700억 원) 등 분야별로 특화된 3대 전략 펀드 조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집행에 들어갔다.

금융지주들은 이들 펀드 외에도,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150조 원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농협금융지주를 포함한 5대 금융그룹이 각 10조 원씩, 총 50조 원을 분담해 반도체·AI 등 국가 전략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지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생산적 금융 협의체’를 정례화, 금융사들이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혁신 기업과 인프라에 자금을 투입하는지를 집중점검하고 있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54조3288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9757억원이 늘었다. 지난 1월 2조6275억원 증가한 데 이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반면, 가계대출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8655억원으로 전달 대비 52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위험가중치’ 등 규제 완화가 관건
다만 금융권에서는 투자 확대를 위한 ‘당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민간 인프라 펀드 투자 시 적용되는 위험가중치가 금융사들의 자본 비율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프라 펀드는 최대 400% 수준의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자본 부담이 커 투자 확대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로 쏠리는 자금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인프라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규제 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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