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의 가장 큰 비용 부담인 지급수수료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게임사 자체 결제가 늘어나고 구글 등의 모바일 앱마켓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어, 내년에는 지급수수료 축소가 본격적인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16개 주요 게임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지급수수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기업이 10곳으로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게임사의 지급수수료는 모바일 앱마켓 수수료, 결제대행사(PG) 수수료, 신용카드사 수수료, 외부 지식재산권(IP) 사용료 등이 포함된다. 이 중 구글, 애플 등에 지급하는 앱마켓 수수료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해 게임사들의 지급수수료 감소는 매출 감소이 주된 영향이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16개 게임사 중 10곳이 올해 1~3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넷마블, 위메이드플레이는 매출이 늘었음에도 지급수수료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엔씨소프트와 웹젠은 매출 감소율보다 지급수수료 감소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결제 적용 확대 등이 지급수수료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3분기 34.5%였던 지급수수료율(매출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이 올해 3분기 32.3%로 떨어졌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급수수료는 마켓 수수료와 IP 수수료로 나뉘는데 비중이 더 큰 마켓 수수료는 PC 사용자 비중과 연계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사들의 지급수수료 축소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이 올해 PC 자체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19일 출시한 ‘아이온2’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앞서 지난달 12일 ‘리지지M’과 ‘리니지2M’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넷마블 역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등 주요 게임에 PC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등 다른 게임기업들도 주요 게임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했거나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발효, 미국의 반독점 규제 등으로 구글과 애플이 외부 결제 허용이 본격화됐고 모바일 앱마켓 수수료를 대폭 인하할 가능성이 커 내년부터 게임사들의 지급수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인앱 결제 수수료율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모바일 비중이 높은 넷마블은 연간 지급수수료가 3000억 원 이상 줄어들고, 엔씨소프트도 1000억 원 이상의 지급수수료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게임사들도 큰 폭의 지급수수료 축소가 가능할 전망이다. 게임사들의 지급수수료 축소는 영업이익 상승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