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며 기업금융(IB)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신청하고 심사 중에 있는 만큼, 이번 증자를 통해 발행어음 사업 여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5일 운영자금 등 5000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올 9월 말 7조1917억 원에서 7조6917억 원으로 늘게 됐다.
메리츠증권은 그간 IB 부문 중 고위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주력 사업으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2023년 부동산 PF 시장 악화로 수익성 침체를 겪으면서 이를 돌파할 해결책으로 수익성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리테일 강화에 이어 전통 IB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도 진행중인 메리츠증권은 올해를 IB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IB 부문 강화를 위해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조직 세팅 및 인력 충원을 진행했다. 올 1월에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전 대표를 IB담당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NH투자증권에서 신디케이션본부장을 지낸 송충하 전무를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외부 인력들을 필두로 IB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7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5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자산담보 대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딜은 정 고문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14년 만에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복귀를 알렸다. 이달 초 첫 자사 브랜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메리츠제1호스팩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개시했다.
이에 앞선 지난 9월에는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를 공식 신청했다. 발행어음이란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 상품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마친 뒤 금융당국의 현장실사를 앞두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경우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수천억원의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대비해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사업 여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1일 5000억 원 규모의 제자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게 된다면 15조 원에 가까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게 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