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올해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순이익을 늘렸다. 향후 주식자본시장(DCM), 채권자본시장(ECM) 등 전통 IB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리츠증권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업금융 및 IB 부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8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505억 원) 대비 20.8%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사업부문은 크게 세일즈앤트레이딩, 기업금융 및 IB사업, 리테일사업, 여신전문금융업, 기타 사업으로 구성돼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435억 원으로, 전년 동기(3699억 원) 대비 19.9% 증가했는데, 전체 사업 중 기업금융 및 IB의 성장세가 가장 돋보였다.
메리츠증권은 그간 IB 부문에서 고위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2023년 부동산 PF 시장 악화로 수익성 침체를 겪었다. 이를 돌파할 해결책으로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 다각화를 추진했다.
최근에는 주식자본시장(DCM), 채권자본시장(ECM) 등 전통 IB 부문 강화에도 나서며 포트폴리오 개편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사장)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부동산 부문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해 DCM, ECM 등 전통 IB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금융본부, ECM솔루션본부,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고 말했다.
관련 인력 영입에도 나섰다.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고,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장을 지낸 송창하 전무를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기업금융부문 산하에는 DCM, ECM, 신디케이션 담당 삼각편대 구성을 마쳤다.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복귀를 알렸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메리츠제1호스팩'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며 14년 만에 IPO 업무에 복귀했다. 대표 주관사는 메리츠증권이다. 스팩은 기업 특수목적회사의 한 종류로, 실체 없이 기업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회사를 의미한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은 일반IPO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수요예측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도 신청했다. 발행어음이란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김 대표는 발행어음에 대해 "인가 시 리테일 중심의 안정적 상품 제공으로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조달 자금은 부동산 비중을 최소화하며 기업금융·모험자본 자산에 집중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