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이 각자 책임하에 영역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이마트는 수익성 회복을 이뤘고,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낮아졌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이마트와 ㈜신세계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마트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21조6587억 원의 매출과 33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이 167.6% 증가하며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할인점 부문의 비용 효율화와 점포 운영 구조 개편이 효과를 거둔 데다, 트레이더스와 이마트24 등 주요 자회사들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트레이더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마트24도 점포 효율화 전략으로 손익 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반면,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5.2% 증가하며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17.7% 감소했다.
계열사 실적 역시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부문 수익성이 낮아지며 영업손실을 냈고, 면세 계열인 신세계디에프는 매출이 늘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백화점 본업은 외형 성장은 유지했지만, 재고 부담과 브랜드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지난해 그룹이 단행한 경영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신세계그룹은 2024년 10월 30일, 이마트 중심의 유통 계열과 신세계백화점·패션 계열을 분리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이를 통해 두 축은 경영 책임과 전략 방향을 더욱 명확히 나누게 됐고, 사실상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남매 경영 1년 차를 지나며 두 계열의 성적표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마트는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관리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