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50조, SK하이닉스 600조…불붙은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 국내 R&D·시설투자 향후 5년간 380조 예상…하이닉스는 25년 장기 투자 비용, 용인에 600조 올인

[취재] 삼성 450조 받고, SK하이닉스 600조…불붙은 반도체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향후 수백조 규모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응해 반도체 경기 침체로 미뤄졌던 투자를 재개하고 규모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4개 전자 계열사(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와 함께 향후 5년간 국내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충에 4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 5개사가 지난 2020~2024년 5년 동안 글로벌에서 집행한 R&D·시설투자 총액(410조 원)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디스플레이 제외)는 지난 5년 동안 그룹 전체 투자에서 약 85%를 담당했다. 같은기간 국내외 R&D 총 118조 원, 시설투자는 총 230조 원을 투입했으며, 그중 DS 부문 시설투자는 219조 원으로, 반도체 중심 투자가 주를 이뤘다. 450조 원에는 CSR·상생펀드·협력사 인센티브 등의 지출도 포함되지만, 연간 수천억~1조 원 수준으로 전체 규모 대비 비중은 크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450조 원 중 향후 5년 삼성전자가 집행할 국내 R&D·설비투자 규모는 약 380조 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과거 5년 글로벌 기준 투자 흐름을 보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합한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0.8%다. 이 성장률을 향후 5년간 적용하면 글로벌 기준으로 약 670조 원이 투자될 수 있는 수준으로, 국내 380조 원 투자는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4공장(P4)를 건설 중이며,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평택 P5 건립을 재개하기로 했다. P5는 2023년 기초공사를 했지만 2024년 초 중단됐다. 가동 일정은 2028년이며 투자비는 약 7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날 최태원 SK 회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 회의’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가 완성될 경우 총 600조 원까지 투자될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용인 부지를 조성하고, 2022년부터 128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 4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착공은 약 3년 지연돼 2025년 2월에 시작됐다. 최근 AI 시장 급성장으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첨단화 등을 반영해 투자 규모는 초기 대비 약 5배 늘었으며, 2027년 5월 첫 팹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 클러스터에는 총 4개의 팹이 들어서며, 'SK AI 서밋 2025'에서 최 회장은 이 팹 4개가 완성될 경우 청주 M15X 팹 24개와 맞먹는 생산능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M15X 팹의 총 투자액이 20조 원 이상임을 고려하면 용인 클러스터의 현 시점 예상 투입액은 약 480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는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계획된 프로젝트로, 최종적으로 600조 원이 투자될 수 있다.

25년간 600조 원이 투입된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연평균 약 24조 원 수준의 시설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최근 집행 실적과 영업이익 수준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수치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시설투자비로 17조9560억 원을 집행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도 이에 맞먹는 17조8250억 원을 집행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8조367억 원으로 전년 동기(15조3845억 원) 대비 82.2% 증가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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