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혈액제제 수출 급성장…미국 제약 관세 리스크 여전

알리글로 미국 진출, 지난해 혈액제제 수출 2173억 원·전년 대비 90.8%↑…올 상반기만 1801억 원 달성

[취재] 혈액제제 수출로 성장한 녹십자…美 제약 관세 리스크는 여전
녹십자가 주력 품목인 혈액제제 수출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약사 관세 부과 방침이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로 남아 있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녹십자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8840억 원, 영업이익은 353억 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7742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 대비 각각 14.2%, 124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녹십자의 최근 3년간 연간 실적은 정체 국면에 있었다. 매출은 2022년 1조7113억 원에서 2023년 1조6266억 원으로 5.0%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813억 원에서 344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도 매출 1조6799억 원, 영업이익 321억 원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혈액제제 수출 호조에 힘입어 뚜렷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취재] 혈액제제 수출로 성장한 녹십자…美 제약 관세 리스크는 여전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은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를 포함한 혈액제제 부문이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녹십자의 글로벌 도약 발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부터 혈액제제 수출이 급격히 늘었다. 2023년 1140억 원이었던 수출 매출은 2024년 2173억 원으로 90.8%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801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매출의 82.9%를 달성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미국 제약사 관세 정책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SNS를 통해 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생산설비를 짓고 있지 않은 기업의 상표(특허) 의약품에 대해 10월 1일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행정명령으로는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녹십자가 알리글로를 통해 북미 시장 입지를 넓히는 과정에서 관세 회피 여부가 향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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