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테슬라 수주, 23조 그 이상의 가치

내년 비메모리 영업손실 대폭 축소 전망…테슬라 추가 수주, 신규 고객사 유입 가능성↑

[/취재] 삼성전자의 테슬라 수주, 23조 그 이상의 가치
테슬라로부터 선단 공정 경쟁력을 인정받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적자를 축소하고 신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 데이터뉴스가 미래에셋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최신 리포트를 종합한 결과, 삼성전자 비메모리(파운드리, 시스템LSI) 영업손실은 2024년 4조8358억 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낮은 수율로 고객사 이탈 등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도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는 4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대형 일감을 확보하며 분위기가 뒤집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대규모 파운드리 수주 계약을 발표했다. 수주금액은 22조7648억 원, 기간은 8년이다. 

계약 대상은 비공개였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삼성의 텍사스 신규 공장이 테슬라 A1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테슬라로 밝혀졌다. 

고성능 칩 A16은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 차량, 슈퍼 컴퓨터 ‘도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A14는 삼성전자가 생산했지만, A15는 TSMC가 생산을 맡았다. A16이 다시 삼성전자에게 맡겨진 것은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이 개선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수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내년에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A16 공급은 2027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추정되고, 매년 약 3조 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셈인데 파운드리 적자는 그 이상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테슬라 수주를 삼성전자 파운드리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가동률 상승으로 적자를 축소할 수 있고 특히 테슬라의 추가 수주와 2나노 포트폴리오 확대 및 신뢰성 회복으로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A16을 탑재할 자동차와 로봇 등의 향후 8년간 출하량을 현 시점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적정 수량 계획을 기준으로 계약했을 것”이라며, “로봇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 성장률에 따라 추가 수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하반기에 ‘갤럭시 Z 플립 7’과 ‘갤럭시 Z 플립 7 FE’에 탑재될 자체 AP 엑시노스 2500 양산으로 상반기보다 적자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에는 탑재 라인업이 갤럭시 S26 시리즈까지 늘어나는 엑시노스 2600 출시로 연간 적자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흑자전환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빨리 정상화시켜 비메모리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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