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년 중 가장 큰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투자비와 맞먹는 시설투자비를 집행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에 집행된 시설투자비가 5조9670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7140억 원) 대비 119.9%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건의 신규 시설투자를 공시했다. 이는 2015년 2조3800억 원(이천 공장), 2016년 3조1637억 원(청주 공장, 우시 생산시설), 2018년 3조4855억 원(이천 공장)의 시설투자 이후 대규모 시설투자로, 2건의 신규 시설투자에 투입되는 금액은 14조7077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10월 말까지 청주 ‘’M15X’ 건설에 5조2962억 원을 투입한다. 내년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선제적인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한 차세대 DRAM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건설과 장비 도입 등에 20조 원의 이상 투자할 방침이다.
또 2028년 말까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신규 팹(FAB) 건설에 9조4115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대응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 약 120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팹 4기를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며 첫 팹은 2025년 3월에 공사를 착수해 2027년 5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 계획에 따라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투자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자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부채비율이 76.5%(6월 말 기준)로 낮은 편이고, 2분기에는 투자 진행 속에서도 차입금을 4조3000억 원 줄여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현금흐름 범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해 투자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필수 투자는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중장기 투자는 현금창출 수준을 감안해 집행할 예정이며, 재무건전성과 균형을 고려해 자금조달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