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역대 최대 연구개발비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신진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해 과거와 같은 독보적인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연구개발(R&D)을 강화해 제품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비는 1362억 원으로, 전년(1212억 원) 대비 12.4%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전년(1535억 원)보다 7.9% 늘어난 1657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최근 중소·신진 브랜드의 추격으로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조선미녀, 달바 등 국내 대표 인디 브랜드의 매출은 성장궤도를 그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미녀를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전년보다 237.8% 증가한 139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달바를 전개하는 비모뉴먼트의 매출도 전년 대비 38.3% 늘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매출이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11.1%, 5.3% 감소했다.
두 회사는 변화된 경쟁 환경 속에서 R&D 투자를 늘려 본업 경쟁력을 높여 차별화에 나설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헤라’, ‘아이오페’, ‘에스트라’ 등 자사 브랜드의 제품 기능을 강화해 재출시했다. 지난해 R&D 실적은 23건으로, 전년(19건)보다 4건 늘었다.
LG생활건강도 ‘더후 천기단 라인’ 리뉴얼, ‘숨37˚’신제품 출시 등 자사 브랜드 성장에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R&D 투자가 유의미한 경영 지표로 이어졌다. 지난해 재출시한 더후 라인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3.5% 늘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