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2년 만에 역성장했다.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이 가능해지면서 올해 실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게임즈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1조241억 원으로, 전년(1조1477억 원) 대비 1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45억 원으로, 전년(1758억 원)보다 57.6% 줄었다.
2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역성장했다. 이 기업의 매출은 2020년 4955억 원에서 2021년 1조125억 원으로 104.3% 증가했다. 2022년에도 전년보다 13.4% 증가하며 1조1477억 원의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가 2021년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오딘:발할라 아이징’으로 시장을 압도하는 흥행을 거둔 덕분이다. 게다가 ‘배틀그라운드’,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등 다른 게임들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이후 2022년 MMORPG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서브컬처 수집형 RPG ‘에버소울’ 등을 출시하며 신작 초기 흥행을 통해 연간 매출 1조 원을 이어갔다. 다만 신작들이 시장을 확실하게 사로잡지 못해 신작 매출이 감소하자 성장세도 꺽였다.
올해 카카오게임즈는 실적을 올려야하는 과제가 생겼다. 지난 2021년 3월 발행한 CB 5000억 원에 대해 오는 31일부터 채권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한 CB의 표면이율은 0%, 만기보장수익률도 0%다. 이자가 0%라 주가 상승을 통해서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17일 기준 종가 2만3300원으로 제1회차 사모CB(5만2100원)보다 55.3% 떨어지면서 채권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7867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CB의 만기일은 2026년 3월 31일이다. 만기일까지 2년 남은 만큼 카카오게임즈는 앞으로의 실적이 중요하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서비스 중인 게임 성과를 유지하고 기존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출시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 기업은 2분기에 중화권(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한다. 아키에이지2는 콘솔 및 PC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핵심 IP인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국내와 대만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서브컬처 게임 에버소울은 일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또 레드랩게이즈가 개발한 MMORPG ‘롬(ROM)’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했다. 롬은 지난달 27일 한국을 포함해 대만, 일본 등 10개 지역에 동시 출시됐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신작 액션 RPG ‘가디스 오더’는 지난 14일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고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