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정영채 대표 체제에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순이익을 늘렸다. 하지만 정영채 대표가 옵티머스 사태로 중징계를 받아 근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NH투자증권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정영채 대표가 취임한 2018년 이후 매년 전년 대비 순이익을 늘렸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361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3496억 원)보다 3.4% 증가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전년보다 1149억 원(31.8%) 늘어난 476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주식시장이 뜨거웠던 2020년에는 5769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1005억 원(21.1%) 증가한 수치다.
NH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은 세일즈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세일즈 부문 영업이익은 2019년 1156억 원에서 2020년 4732억 원으로 309.3% 성장했다. 정영채 대표의 전문분야인 IB부문 영업이익은 2396억 원에서 3556억 원으로 48.4% 증가했다.
정 대표는 1963년생으로,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30년 이상 증권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대우증권 IB2담당 상무(2005년), NH투자증권(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2009년) 등을 역임하며 IB 부문 역량을 키웠다. 2018년 3월 NH투자증권 CEO에 올라 임기 내내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최근 옵티머스 사태에 따른 중징계를 받아 발목을 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최대 판매사다.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정 대표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옵티머스 피해고객에게 최대 70% 긴급 유동성 자금 선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옵티머스펀드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금융감독원의 권고까지 받아들이면 약 3000억 원의 투자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권고 사안에 대한 답변 기한인 지난달 29일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앞서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연루된 타 금융사의 대표들은 금융감독원의 권고안을 수용한 뒤 징계 수위를 낮춘 바 있다. 사후 수습에 대한 의지와 노력에 따라 정영채 대표에 대한 징계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 제재 내용은 앞으로 있을 금융위원회 결정 등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