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포스코그룹은 통상 사내이사 임기가 3년인 다른 기업들과 달리 계열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1년인 경우가 많다.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교체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CEO로서는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클 수 있는 대목이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8개 주요 계열사 중 6개 기업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 합계(4조562억 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4조9564억 원)보다 18.2%(9002억 원) 줄었다.
포스코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3조3113억 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4조2711억 원)보다 22.5%(9598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8.1%(7648억 원) 감소했다.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이 꾸준히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에도 수익성 하락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포스코는 2018년 7월 대표에 오른 최정우 회장과 2018년 3월 대표에 오른 장인화 사장(철강부문장)이 이끌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 장인화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일각에서는 현행 2명인 대표를 3~4명으로 늘려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 회장 취임 직후 철강 1·2부문을 통합, 조직을 축소한 지 1년 여 만에 조직체계를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맞선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6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56.7%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0.5%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율 모두 8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크다. 건축사업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플랜트 사업과 글로벌 인프라 사업에서 영업손실을 기록,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2018년 3월 포스코건설 대표에 오른 이영훈 사장은 취임 첫해 소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했지만, 2년차인 올해 수익성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신사업의 핵심인 2차전지 소재사업을 수행하는 포스코케미칼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3.6%, 14.4% 감소했다. 지난 3월 포스코케미칼 대표에 오른 민경준 사장은 취임 첫 해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다. 조경유, 타르 등의 판매가격 하락, 내화물 판매량 감소 등 악화된 시장여건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강판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3분기 누적 주요 실적지표가 모두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35.7%, 당기순이익은 56.5% 줄었다.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하대용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한 바 있다.
포스코ICT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8%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감소에 이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손건재 사장은 포스코광양제철소 부소장, 포스코플랜텍 플랜트사업실장, 포스메이트 사장을 거쳐 지난 3월 포스코ICT 대표에 올랐다. 내년 3월이 임기 만료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077억 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8% 성장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135.7%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 호조와 트레이딩 전반의 상승이 실적을 떠받쳤다. 2015년 7월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에 오른 김영상 사장은 현재 포스코 주요 계열사 CEO 중 재임기간이 가장 길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지만, 미얀마 가스전 사업 성공 등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어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포스코에너지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53.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63.2% 늘었다. 두 수치 모두 포스코 주요 계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8년 3월 포스코에너지 대표에 오른 박기홍 사장은 첫 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년차에 실적을 반등시켰다. 박기홍 사장은 포스코 기획재무부문장(사장)을 역임하고 떠난 지 4년 만에 포스코로 돌아와 포스코에너지를 이끌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