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의 순익 규모가 허정수 대표이사 취임 이후 36.9% 쪼그라들었다. 업계 평균보다 12%포인트 가파른 하락세다. 순이익 업계 순위 역시 10위에서 13위로 3단계 떨어졌다.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허정수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KB생명의 순익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규모는 121억 원으로 집계됐다. 허정수 대표이사 취임 전인 2017년 상반기(192억 원) 대비 36.9% 감소한 규모다.
허 대표는 1960년생으로 광주제일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1990년 국민은행으로 입행해 2008년 KB국민은행 재무관리 부장, 2013년 KB국민은행 호남지역 본부장, 2015년 KB손해보험 경영관리부문 부사장, 2016년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 2017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KB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KB생명의 순익 감소는 업황 악화를 감안해도 뼈아프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 15곳의 2019년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규모는 총 1조6457억 원이다. 2년 전인 2017년 상반기 2조1922억 원 대비 24.9% 줄어든 규모다.
KB생명의 당기순이익 감소폭은 같은 기간 업계 평균보다 12%포인트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순익이 감소하면서 업계 순위도 하락했다.
허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상반기 기준 KB생명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업계 10위였다. 그러나 허 대표 취임 첫해인 2018년 상반기 13위로 내려앉은 이후 줄곧 같은 순위에 머물러 있다.
수익성 지표 역시 악화되거나 업계 평균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생명의 영업이익률은 1.76%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1.49%)보다 0.27%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2년전 동기(3.48%) 대비 1.88%포인트 상승한데 반해 KB생명은 동일한 수치(1.76%)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운용자산이익률과 총자산이익률은 하락했다.
2019년 상반기 KB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16%로 2년전 동기(3.48%)보다 0.3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업계 평균 운용자산이익율이 3.34%인 것과 비교하면 0.18%포인트 낮은 수치다.
KB생명의 총자산이익률은 2017년 상반기 0.43%에서 올해 상반기 0.25%로 0.18%포인트 쪼그라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업계 평균 총자산이익률은 -0.82%에서 0.05%로 0.87%포인트 상승해 KB생명의 감소세와 대조를 보였다.
건전성지표인 가중부실자산비율은 소폭 증가했고, 지급여력비율은 업계 평균을 하회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생명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11%로 2년전 동기(0.1%)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업계 평균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08%로, KB생명은 이보다 0.03%포인트 높은 상태다.
지급여력비율은 개선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2019년 2분기 K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16.97%로 2년 전(210.55%)보다 6.4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업계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262.61%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45.64%포인트나 낮다.
유동성비율은 36.4%포인트 증가하면서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KB생명의 유동성비율은 2년전(293.79%)보다 36.4%포인트 상승한 330.23%다. 업계 평균(254.95%)보다 75.28%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허정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계열사 CEO의 경우 기본 2년 임기 이후 1년 단위로 연임되는 형태라 연임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그러나 순익 악화로 업계 순위가 하락하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허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