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신한금융지주에 유독 '고려대 파워'가 거세지만, 이들의 경영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들은 업계 1위 자리를 2위에게 내주거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임원 인사에서 고려대 출신 임원들을 CEO로 대거 선임했다. 지난 2016년 3월 선임된 이병찬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하면 총 12개 주요 계열사 가운데 고려대 출신이 최고 경영자를 맡고 있는 곳은 4분의 1에 해당하는 4곳에 달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주내 가장 대표적인 고려대 출신이다. 1957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신한은행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뒤 지난 2017년 3월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조 회장은 지난해 실적이 KB금융지주에 뒤처지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지주가 9년 동안 지켜온 리딩뱅크 자리 역시 KB금융지주에게 빼앗겼다.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1분기 1조73억 원이던 연결 당기순이익이 2분기 9019억 원, 3분기 8284억 원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1분기 8876억 원, 2분기 1조47억 원, 3분기 8974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2017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가 2조7376억 원, KB금융지주가 2조7897억 원으로 521억 원 앞서 나갔다.
금융지주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 역시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인 위성호 행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1958년생인 위 행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85년 신한은행으로 입행했다.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3월 신한은행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위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 역시 업계 1위 자리를 KB국민은행에 내준 상태다. 지난해 1분기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5346억 원으로 KB국민은행(6635억 원)에 1289억 원 뒤처졌다. 2분기엔 569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KB국민은행(5457억 원)을 241억 원 차이로 앞질렀으나 3분기 다시 404억 원 차이로 뒤처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규모는 신한은행이 1조6961억 원, KB국민은행이 1조8413억 원으로 1452억 원 차로 KB국민은행이 앞서고 있다.
카드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이끄는 임영진 대표 역시 고려대 출신이다. 196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입행했다. 신한금융지주 WM기획실 부사장, 신한은행 WM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3월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지난해 3월 기준 신한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777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322억 원)보다 46.1%증가했다. 그러나 여기엔 회계추정의 변경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환입금과 비자 주식 매각으로 인한 이익 878억 원 등이 반영됐다. 일회성이익과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재무지표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21.9%였던 영업수익률은 3분기 18.4%로 3.5%포인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2.5%포인트, 10.3%포인트 감소한 4.2%, 17.3%로 나타났다. 지주 당기순이익 기여도 역시 38.5%에서 27.4%로 11.1%포인트 줄어들었다.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한 이병찬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신한생명 역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신한생명의 누적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은 1015억 원으로 전년동기(1260억 원)보다 19.4% 감소했다. 분기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308억 원에서 2분기 449억 원으로 늘어났다가 3분기 258억 원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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