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GS칼텍스가 허진수 회장 취임 1년 만에 ‘사내유보금 10조클럽’에 가입했다. 허 회장 취임 후 GS칼텍스의 재무건전성이 더욱 좋아졌다는 의미이나, 그만큼 투자에 인색했다고 볼 수도 있어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칼텍스의 3분기까지 연결기준 사내유보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은 10조1285억5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3761억7600만원)에 비해 8%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정유업계 2번째로 사내유보금 10조클럽에 가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내유보금 10조클럽에 먼저 입성한바 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영업 혹은 영업외 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사내에 남겨 놓은 것으로 많을수록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순기능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GS칼텍스의 사내유보금 10조클럽 가입은 업계 대표적인 ‘관리형 CEO’로 불리는 허진수 회장이 경영 전반을 단독으로 맡은 첫해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재무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허진수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2013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내다 허동수 회장이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2016년 2월 이사회 의장을 거쳐 같은 해 11월 GS칼텍스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정치권 등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기업 사내유보금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기업들이 배당과 시설 투자, 일자리 창출 등에 이익금을 쓰지 않고 곳간에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이익을 비축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GS칼텍스의 경우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734억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093억8800만원)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사내유보금은 8% 이상 늘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제유가 등 대외 환경에 민감한 정유업의 특성을 감안해도 정유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돈을 곳간에 쌓아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물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법인세 인상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자칫 정유사들이 사내유보금 때문에 세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배당이나 고용 투자 등에 사용하지 않을 경우 10%의 세금을 물리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rub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