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GS 4세 중 가장 먼저 경영전면에 나선 허세홍 GS글로벌 부사장이 ‘꽃길’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있다.
GS글로벌은 최근 3년 사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회사다. GS그룹 편입 후 줄곧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으나, 지난 연말 인사에서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이완경 사장이 물러나고 허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GS의 후계자 수업은 그룹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밑바닥에서 혹독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첫 단계에서는 ‘흙길’을 걷게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윤홍 GS건설 전무 등 아직까지 경영 검증이 필요한 4세들도 남아 있는 만큼 허 부사장의 이번 인사는 GS의 향후 '경영수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허창수 GS 회장의 사촌 형인 허동수 전 GS칼텍스 회장의 외아들 허세홍 부사장이 GS글로벌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GS글로벌은 영업이익이 2013년 137억 원에서 2015년 289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회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3분기까지 이익이 전년의 85%에 이를 정도로 지난해도 수익성 증가가 유력하게 예상된다.
2014년 말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개척의 중책을 맡고 대표를 맡은 이완경 전 사장이 사업 다변화와 신사업 추진에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글로벌은 지난해 기존 트레이딩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동, 유럽, 중남미 등 원거리 상권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3국간 거래 비중을 높였다. 석탄, 바이오, 매스 등 발전용 연료사업도 확대했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 민자발전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수익성 외에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지난 6월 1500억 원 유상증자에 나선 GS글로벌은 기업의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이 이 전 사장 취임 전인 2014년 112.3%(개별기준)에서 지난해 3분기 139.3%로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04%에서 136.7%로 좋아졌다.
허 부사장은 체력이 좋아진 GS글로벌의 신임 대표로 선임돼 경영 능력을 검증받게 된 셈이다. GS글로벌은 2009년 GS그룹에 편입된 이후 줄곧 전문경영인이 CEO를 맡아왔으나, 지난 연말 인사에서 처음으로 오너 일가인 허 부사장이 대표를 맡게 됐다.
허 부사장에게 자리를 내준 이 전 사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고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시켰음에도 물러나게 됐다.
실적 부진에 빠져 있는 GS엔텍은 허 부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복합화력발전 주요 설비인 배열회수장치(HRSG) 등을 제조하는 GS글로벌의 자회사다. 그나마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9억 원으로 전년 -37억 원 대비 흑자전환 했다. GS글로벌은 지난해 3월 GS엔텍에 1358억 원대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하며 자본잠식 위기에서 건져냈다.
허 부사장은 오너 일가들이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비상장사를 지렛대로 삼아 승계자금을 만드는 GS가의 전통적인 승계 방식에 따라 보헌개발(33.3%), 삼양인터내셔날(11.2%), 위너셋(7.7%), 옥산유통(7.1%), GS아이티엠(5.4%) 등에서 지분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
이중 보헌개발은 GS그룹과 내부거래 비중이 2015년 기준 99.2%에 달한다. GS아이티엠과 옥산유통도 각각 53.9%, 32.2%로 높다.
한편 허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닭띠다. 서울에서 태어나 휘문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오사키전기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뱅커스 트러스트 한국지사 파생상품부서, IBM 뉴욕지사, 셰브런 미국 리치먼드 정유공장 원유수급 담당 등으로 14년 동안 경력을 쌓은 뒤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 부법인장으로 그룹에 입사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장,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윤활류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GS글로벌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본격 경영 능력 검증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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