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기차(EV)·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매출은 감소했다. 유럽 시장 회복과 현지 생산 확대가 올해 실적 반등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데이터뉴스가 에코프로비엠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영업이익은 142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같은 기간 포스코퓨처엠(328억 원), 엘앤에프(-1569억 원) 등 주요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치다.
연간 실적 개선에는 2~3분기 반영된 인도네시아 제련 투자 이익과 4분기 인식된 유형자산 내용연수 관련 일회성 비용(400억 원 추정), 4분기 유럽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반면 본업인 EV·ESS 부문 매출은 축소됐다. EV 부문 매출은 2024년 1조 9191억 원에서 2025년 1조 6426억 원으로 14.4% 감소했으며, ESS 부문 매출도 4261억 원에서 3820억 원으로 10.4% 줄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와 SK온의 북미 매출 비중이 2025년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20% 수준인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종료에 따른 시장 둔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에 중저가 전기차 수요 회복이 나타나는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426만 대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올해는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보조금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며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는 이에 맞춰 HVM과 LMR 등 보급형 제품군 대응도 강화할 계획이다.
![▲자료: EU 집행위원회, 산업 가속화법(IAA) 규정안 부속서(Annex III, COM(2026) 100) [취재] 에코프로비엠, 영업익 1428억 ‘선방’…유럽 공략 강화](/data/photos/cdn/20260310/art_1772700047.png)
▲자료: EU 집행위원회, 산업 가속화법(IAA) 규정안 부속서(Annex III, COM(2026) 100)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최근 ‘산업 가속화법(IAA)’ 초안을 공개하면서, 유럽 내 생산 기반을 보유한 에코프로비엠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산 저가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한 IAA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는 전기차(EV)가 EU산으로 인정되기 위해 충족해야 할 원산지 요건이 포함됐다.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의 EU 생산 비중이 최소 70% 이상이어야 하며(조항b), 구동용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셀을 포함한 주요 구성요소 최소 3개가 EU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됐다(조항 c). 또한 법 시행 3년 후부터는 배터리 셀과 양극재,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포함해 최소 5개 핵심 배터리 구성요소가 EU산이어야 한다는 강화된 요건도 적용된다(조항 d).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에 양극재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전체 캐파 5만4000톤 가운데 약 1만 톤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2~3만 톤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 유럽 현지에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에코프로비엠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EU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 실제 발효되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단기 실적에 반영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현지화 흐름을 강화하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