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지난달 두명의 신임 대표 선임을 완료한데 이어 임원인사까지 마무리했다.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빠른 인사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다. 녹록치 않은 대내외 환경에서 신임 경영진은 역대 가장 무거운 짐을 부여 받았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화솔루션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1% 감소했고, 영업손실 3222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계에 닥친 불황과 태양광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한화솔루션은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1% 감소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수요 둔화에 재고자산도 급격히 쌓이고 있다. 2021년 말 2조 원대에 불과하던 재고자산은 매년 증가해 올해 6월 말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4조31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지난 7월 26일 케미칼(기초소재)과 큐셀(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의 대표이사를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앞당겨 내정했다. 이어 지난달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이사와 홍정권 큐셀 부문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는 여천NCC의 매출 성장세를 이끌고, 적자를 축소한 경영성과가 선임 배경으로 꼽힌다.
여천NCC는 지난해 매출이 5조4348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8569억 원) 대비 20.7% 감소했지만, 남정운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뒤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남 대표는 2023년 9월부터 여천NCC 공동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며,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2조7861억 원) 대비 12.3% 증가한 3조1295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손실도 지난해 상반기 154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606억 원으로 939억 원 줄였다.
PO사업부장, PVC사업부장 등을 맡아 축적한 케미칼 분야 실무경험도 대표이사 낙점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남 대표가 여천NCC에서 경영실적 개선전략을 새롭게 제시해 성과를 냈고, 사업관리 능력과 업무 추진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범용 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고부가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케미칼 부문 매출은 2조4447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6888억 원) 대비 9.1%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83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61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케미칼 부문보다도 더 큰 위기는 큐셀 부문이다. 큐셀 부문은 한화솔루션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적자는 2771억 원으로, 전사 적자(3222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매출도 올해 상반기 1조7443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9485억 원) 대비 40.8% 감소했다.
큐셀 부문 대표였던 이구영 한화파워시스템 대표가 정치학과 출신에 해외 법인장을 맡는 등 해외사업 전문가로 통했다면, 홍정권 신임 대표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실무 중심의 멀티플레이어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큐셀 부문에서 엔지니어부터 제조, 연구개발(R&D), 사업기획, 전략, 인수합병(M&A) 등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았다.
한화솔루션은 홍 대표의 경험이 제조 중심 사업에서 에너지 생산∙유통∙파이낸싱의 복합사업 수행을 위한 사업구조로 개편하는 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화솔루션은 대표이사 교체에 이어 임원인사도 앞당겨 실시했다. 지난달 27일 자회사를 포함해 9명의 신규 임원을 임명했다. 이 중 구봉석, 김동욱, 노일형, 신종복, 안지현, 정우욱, 홍성원 등 7명이 한화솔루션 임원으로 선임됐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