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행되던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 감소 속도가 확연히 줄었다. 매년 200개 이상이던 영업점 감소폭이 지난해 50여 곳으로 줄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두 자릿수 감소폭이 이어졌다.
8일 데이터뉴스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지점, 출장소, 사무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이들 은행의 영업점 수가 2903개로 집계됐다. 2022년 말(2961개)보다 58개(2.0%) 줄었다.
은행업계는 비대면·디지털 서비스 강화,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해 점포 통폐합과 영업점 폐쇄를 진행해왔다.
2019년 말 3612개였던 4대 시중은행 영업점 수는 2020년 말 3389개, 2021년 말 3164개에 이어 2022년 말 2961개로 줄면서 3000개 밑으로 떨어졌다.
다만 영업점 감소 속도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매년 200개 이상이던 영업점 감소폭이 지난해 58개로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며 은행 점포 폐쇄 자제를 주문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4대 시중은행 중 영업점 감소가 두드러진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806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말(866개)보다 60개 줄었다. 2019년 말(1061개)과 비교하면 4년 새 255개가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점포 수를 많이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리테일 중심의 은행이다 보니 소매 금융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어 다른 은행보다 영업점 축소, 통폐합을 늦게 시작했다”며 “코로나 이후로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되면서 불가피하게 영업점을 줄이는 추세지만, 영업시간을 연장한 지점을 늘리는 등 대안을 갖고 통폐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KB 9To6 뱅크’를 82개 운영하는 등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층을 위한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인 ‘KB 시니어 라운지’, 유통 등 타 업종과의 제휴를 통한 생활금융플랫폼형 무인점포인 ‘KB디지털 뱅크’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불편 해소 방안도 내놨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영업점을 거의 줄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2022년 말 739개에서 2023년 말 737개로 2개 줄었고, 신한은행은 전년과 같은 738개를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오히려 영업점이 증가했다. 2022년 말 618개에서 지난해 말 622개로 4곳이 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분기 지점 2곳과 출장소 1곳을 늘렸고, 4분기에도 지점과 출장소 1곳을 추가로 늘렸다. 올해도 지점 3곳과 출장소 4곳 중 7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