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를 냈던 사업부문을 맡아 한 해만에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매출을 써낼지 주목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물산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패션부문은 올해 1~3분기 1조5058억 원의 매출과 14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 11.4%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3곳의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4분기에는 매출 5557억 원, 영업이익 46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매출 2조615억 원을 달성, 지난해(2조12억 원)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1804억 원) 대비 7.8% 늘어난 194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을 뛰어넘는 수치다.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수입 브랜드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자스가'(자크뮈스·스튜디오니콜슨·가니)가 주인공이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자스가의 1~11월 평균 매출 신장률은 103.3%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성장을 주도한 프랑스 브랜드 '아미'와 '메종키츠네'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각각 50%, 20% 증가했다.
해외 브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의 자체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올해 1월부터 11월12일까지 71개 점포의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명동점 8억5000만 원, 롯데월드몰 7억 원, 코엑스몰 5억9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달 출시한 푸바오 협업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준서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준서 패션부문장은 1992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패션부문 전략기획담당, 에잇세컨즈사업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말 패션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부문장 선임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로 매출은 전년보다 10.7%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선 상태였다.
이 부문장은 취임 후 부진했던 직물사업을 철수하고 자체 브랜드 에잇세컨즈에 집중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명동본점을 2021년 3월 폐점했다. 이후 아울렛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신규 점포를 출점했다.
이 부문장의 수익성 개선 전략은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2021년 100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현재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푸바오 콜라보레이션 외에도 다양한 협업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튜브를 통해 소비층과 접점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공식채널 '세상이 사랑하는 패션 TV', '알꽁디비'를 운영하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