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식·음료 기업 오너일가 가운데 상반기에 연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매출 상위 20개 기업의 상반기 오너일가 보수를 분석한 결과,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47억5000만 원을 수령해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44억7000만 원)보다 6.3% 늘었다.
박 회장은 급여 11억2000만 원, 상여 36억3000만 원을 상반기 보수로 받았다. 상여는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라 결정된다. 회사 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비전 제시와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진 점을 고려해 상여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2조4976억 원의 매출과 19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각각 전년보다 13.4%, 9.5% 증가한 수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칠성(10억7000만 원)과 롯데웰푸드(10억3000만 원)에서 21억 원을 수령해 그 뒤를 이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윤영달 해태제과식품 회장은 1년 새 2배가 넘는 금액을 보수로 받았다. 담 회장은 급여 7억4000만 원, 상여 6억9000만 원 등 총 14억3000만 원의 보수를 챙겼다. 전년(6억7000만 원) 대비 113.4% 증가했다. 오리온 측은 상반기 그룹관리 매출 1조4847억 원과 그룹관리 이익 2484억 원을 달성한 점을 고려해 상여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오리온 측은 연말에 한꺼번에 기재했던 상여금을 올해는 상반기에 나눠 명기해 작년과 보수 차이가 커졌으며, 보수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담철곤 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 증가율은 12.5%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전년(5억9000만 원)보다 100.0% 증가한 11억8000만 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윤 회장은 급여만으로 11억8000만 원을 받아갔다. 해태제과식품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 75.7% 늘었다. 국내·외 매출 증가와 가격 인상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신동원 농심 회장이 각각 9억2000만 원, 7억6000만 원을 수령해 뒤를 이었다.
반면, 연봉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매일유업이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는 전년(11억5000만 원)보다 50.4% 줄은 5억7000만 원을 상반기 연봉으로 받았다.
오뚜기, 풀무원, 동원F&B, SPC삼립 등 8개 기업은 올해 상반기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오너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