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주요 5개사 미청구공사액이 작년 9월말 기준 8조9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까이 증가했다. DL이엔씨만 유일하게 감소했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9월 말 미청구공사액은 8조898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7조4673억 원) 대비 19.2% 늘었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는 진행하지만 아직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건설사는 공정률에 따라 기성금을 받는다. 공사 진행과 자금 회수 간의 시차가 발생하면 미청구공사가 발생한다.
언젠가는 받을 수 있어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발주처와의 갈등 등으로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부실위험이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이 4조원을 육박, 가장 많았다. 지난해 9월 말 3조8239억 원으로, 2021년 말(3조2474억 원) 대비 17.8%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헤비테일 형식으로 공사비를 청구하는데 공사진행이 늦춰지면서 미청구공사가 늘었고, 국내에서는 둔촌주공 공사가 중단된 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미청구공사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 발락파판 정유공장 증설, 카라트 루사일 플라자 타워, U.A.E 마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에서 5702억 원, 2749억 원, 1381억 원, 1280억 원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했다.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늘어난 점도 부정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전년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25%를 넘을 경우 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8조6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21.2%다.
GS건설은 2021년 말 9603억 원에서 2022년 9월 말 1조4678억 원으로 52.8% 증가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1조2488억 원, 1조424억 원에서 1조4867억 원, 1조2049억 원으로 19.1%, 15.6%씩 늘었다.
DL이앤씨만 홀로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9156억 원으로, 2021년 말(9684억 원) 대비 17.8% 줄었다. 5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미청구공사 규모가 1조 원 이하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