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두 회사는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올해 초 각각 오세철 대표와 윤영준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은 터라, 연간 성적표는 두 대표의 자존심을 건 승부와도 같았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16조9709억 원, 5490억 원) 대비 6.4%, 37.2%씩 증가한 12조8851억 원, 56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 CEO로 취임한 윤영준 대표가 전문분야로 꼽는 국내 주택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윤 대표는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재경본부 사업관리실장(상무), 공사지원사업부장(전무),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윤 대표는 주택사업 브랜드 고급화와 주요 대형 수주사업에서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택사업본부장 시절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이끌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건축·주택부문은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6조6945억 원으로, 전년(5조7000억 원) 대비 17.4% 늘었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현장 등 국내 주택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했다.
삼성물산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간 전사 실적을 견인했는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공기 지연 등에 따라 이익 규모가 줄었고 지난해에는 큰 폭의 손실까지 발생했다.
건설부문의 매출은 10조9890억 원으로, 전년(11조7659억 원) 대비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25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진행중이던 대형 프로젝트들의 준공과 해외 프로젝트의 공기 지연 등에 영향을 받았다. 특히 지난 3분기강릉 안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원자재 값 상승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인해 1297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사령탑을 맡은 오세철 대표의 부담이 커졌다. 오 대표는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으며, 플랜트PM본부장과 플랜트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신규수주액은 두 기업 모두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총 30조2690억 원의 수주를 따냈다. 전년 동기(27조1590억 원) 대비 11.5% 늘었다.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9조4970억 원에서 13조320억 원으로 37.2% 늘었다. 오 대표 체제 들어 해외 수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