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어리연꽃은 수련이 아닌, 조름나물과에 속하는 부엽성 수초이다. 사진=조용경
무더운 여름 날, 저지대의 연못이나 늪지대 주변을 걷다 보면 연꽃을 닮은 작은 잎들 사이로 별처럼 생긴 작고 노란색의 꽃들이 수면 위에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노랑어리연꽃’입니다.
‘노랑어리연꽃’은 쌍떡잎식물이며 용담목 조름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수초입니다. 흔히 수련과에 속하는 식물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연꽃과는 친척관계조차도 아닌 사이랍니다.
이 꽃은 잎이 물 위에 뜨는 부엽성(浮葉性) 식물로, 주로 혐기(嫌氣, 산소가 부족한 환경) 상태의 고여있는 물속에서 자생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깨끗하지 않은 상태의 물속에서 살고 있는 식물이지요.
노랑어리연꽃은 깨끗하지 않은 물속에 살면서 청소부 역할을 한다. 사진=조용경
노랑어리연꽃은 진흙 바닥 속에서 땅 속 줄기가 옆으로 퍼져가며 마디에서 뿌리줄기(根莖)를 길게 뻗어서 수면에 연잎을 닮은 10cm 내외의 잎을 펼칩니다. 잎의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갈색을 띄는데,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뿌리줄기는 수심에 따라 신속하게 길어지기 때문에, 급격한 수위 상승이 발생하지 않는 한 침수돼 죽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포늪과 같은, 역사가 오래되고 수위변화가 크지 않은 곳에서 노랑어리연꽃의 대군락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지름 3~4cm 정도의 꽃은 6월 하순부터 시작해 여름 내내 피는데, 노란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한송이씩 핍니다. 주로 일출 이후에 피기 시작하고, 오후가 되면 시들어 버리기 때문에, ‘노랑어리연꽃’을 만나려면 오전에 가는 게 좋습니다.
저수지를 노랗게 덮은 노랑어리연꽃은 화려하고 풍성한 느낌을 준다. 사진=조용경
노랑어리연꽃은 꽃잎이 5장으로 가장자리에 긴 털이 있으며, 하나의 암술과 다섯 개의 수술이 있습니다
번식력이 강하고, 땅속줄기와 뿌리줄기를 통해 물속과 바닥에 산소를 공급하면서 영양물질을 분해시켜 서식지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연못의 청소부라고 표현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노랑어리연꽃’의 꽃말은 '수면의 요정', '청순'이라고 합니다.
'부귀영화', '다산' 등의 의미도 있다고 하네요.
노랑어리연꽃이 저수지를 노랗게 물들이며 핀 모습을 보면 무척 화려하다거나 풍성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