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리바람꽃이 핀 모양은 나선형의 회오리바람같은 모양이다. 사진=조용경
따스한 봄날 백두대간의 계곡 주변을 거닐다 보면 단풍나무잎을 닮은 초록색의 잎들 위로 연노랑색의 방울 같기도 하고, 나선형의 바람개비 같기도 한 작은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회리바람꽃'입니다. 쌍떡잎식물이며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강원도에서는 '회오리바람'을 '회리바람'이라고도 부르는데, 꽃이 핀 모양이 나선형의 회오리바람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죠.
회리바람꽃은 중부 이북의 높고 깊은 산자락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근래에는 경북 북부지역과 충북 월악산, 그리고 전북 덕유산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반그늘의 부엽질이 풍부한 토양을 좋아한다네요.
회리바람꽃은 단풍잎을 닮은 석장의 잎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핀다. 사진=조용경
뿌리의 굵기는 지름이 2mm 정도이고, 옆으로 뻗어가며 마디 끝에서 하나씩의 줄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여러 송이가 모여서 피는 게 일반적이지요.
키는 20~30cm 정도로 자라고, 잎은 길이가 3~7㎝로 끝이 뾰족하며, 줄기에 3개가 돌아가며 달리는데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습니다.
3월 말에서 5월 사이에 연한 노란색의 꽃이 2~3cm 길이의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립니다. 꽃 모양은 노란 방울처럼 보이기도 하고, 작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꽃을 감싸고 있는 포엽(苞葉)은 3장이며, 각각 3갈래로 갈라집니다. 방울처럼 보이는 것은 수술과 암술들이 뭉쳐진 것입니다.
다섯 장의 노란 꽃받침잎이 꽃이 필 때 뒤로 완전히 젖혀지기 때문에 노란 수술들의 무더기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요. 노란색은 수술이고 암술은 연한 녹색을 띱니다.
회리바람꽃은 땅속뿌리를 통해 번식해서 보통 무리를 이루어 핀다. 사진=조용경
열매는 수과로서 6~7월경에 달리고, 속에는 작은 씨앗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졸시 '회리바람꽃 사랑' 입니다.
”봄 오는 산자락에 노오란 바람개비/ 무엇을 그다지도 애태워 기다렸나/ 갈갈이 찢어진 마음 응어리져 피었네/ 가슴을 활짝 열고 뜨겁게 맞은 그대/ 떠도는 바람처럼 덧없이 가버리고/ 아련한 추억만 남긴 회리바람 사랑아”
회리바람꽃은 국내에 자생하는 바람꽃속 가운데 꽃이 가장 작습니다. 잎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는 없다고 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꽃말은 '덧없는 사랑' 혹은 '사랑의 괴로움'입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