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패랭이꽃은 7~8월에 피는, 한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다. 사진=조용경
우리 들꽃 가운데 패랭이꽃을 모르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워낙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어서 조금 늦은 봄이 되면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예쁜 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패랭이꽃과 비슷하면서도 7~8월, 한여름의 야산에서 피는, 마치 여인이 머리를 풀어 헤친 것처럼 꽃잎 끝이 길게 갈라진 분홍색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술패랭이꽃' 입니다,
'장통구맥' 이라고도 부르는 '술패랭이꽃'은 쌍떡잎식물이며,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중부 이북의 산이나 들판에 자생합니다.
건조하고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는 '술패랭이꽃'은 한 뿌리에서 여러 줄기가 모여납니다. 줄기는 꼿꼿하게 서며, 키는 30~60cm까지 자라고, 자라면서 가지를 칩니다.
잎은 길이가 4~5cm, 폭이 2~10mm 정도의 가는 줄 모양의 바소꼴이며, 마주나기로 달리는데, 밑부분은 서로 합쳐져서 마디를 감싸고 있습니다.
술패랭이꽃의 5장의 꽃잎은 끝이 깊고 잘게 갈라진다. 사진=조용경
꽃은 7~8월에 걸쳐 줄기와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피어납니다. 지름이 4~5cm 내외이며, 진한 분홍색, 혹은 홍자색으로 달립니다. 꽃잎은 5장인데, 끝이 깊고 가늘게 갈라집니다.
10개의 수술은 길이가 길고, 암술대는 2개이나, 씨방은 하나입니다.
열매는 삭과로서 9~10월 사이에 원기둥 모양으로 달리는데, 끝이 네 갈래로 갈라지고 속에는 평편한 검은 씨앗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예전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붉은 자주색으로 화려하게 피는 이 꽃을 좋아하여 낙양화(洛陽花)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술패랭이꽃의 꽃말은 '언제나 사랑해!'다. 꽃의 모양이 마치 사랑하는 이를 위해 머리 풀고 기다리는 여인같은 느낌이다. 사진=조용경
술패랭이꽃의 꽃말은 '언제나 사랑해'라고 합니다.
한 남자를 위해 머리를 풀어 헤치고 정절을 지키는 여인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여름'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어떤 시인은 '술패랭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서편에 해질 적에 홀연히 풀어 헤치며 / 흐르는 강물에 세속의 욕정 다 흘리고 /
어느새 움터오르는 그대 향한 사랑가로 / 연민의 핑크빛 꽃닢만 파르르 떨고있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한방에서는 구맥(瞿麥)이라 하여, 전초를 그늘에 말려서 이뇨제나 통경제의 약재로 쓴다고 합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