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압도

김용범 부회장 비롯 상무보 이상 임원 46명 중 11명, 24%가 삼성 출신


메리츠화재의 사장단과 임원 중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비중이 4분의 1을 육박했다. 삼성증권 출신인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 총 46명의 임원 가운데 11명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삼성생명에서 근무했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출신 대학은 고려대가 서울대를 제치고 가장 많은 임원을 배출시켰으며 전공은 경영학이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리츠화재의 임원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를 제외한 총 46명의 임원 중 11명(23.9%)이 삼성 금융계열사에서 영입된 인물로 집계됐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타사 대비 외부영입 임원 비중이 높았는데 절반이 넘는 28명이 타기업 또는 기관에서 근무하다가 메리츠화재로 자리를 옮긴 인물로 나타났다.

집계는 2018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임원을 기준으로, 2019년에 신규 선임되거나 퇴임한 임원들을 모두 반영했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종합금융지주가 지분 53.4%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함께 지주 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2011년 금융지주사 설립 목적으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로 분할됐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로 회사 분할될 당시인 2015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메리츠화재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 인물이기도 하다. 

1963년생으로 취임 당시 52세에 불과했던 김 대표는 경기도 출신이며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삼성화재 증권부 부장, 2000년 삼성투신운용 운용기획실 실장, 2005년 삼성증권 캐피탈마켓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삼성 금융계열사 3곳에서 10년가량 근무하다 2011년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최고재무관리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듬해인 2012년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김 대표는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실용주의 경영 스타일로 알려진 김 대표의 영향 탓인지 메리츠화재의 임원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비중은 매우 높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 단행된 임원 인사를 모두 반영한 메리츠화재의 총 임원 46명 가운데 11명이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이다. 김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4년 3월 기준 메리츠화재 임원 가운데 삼성 출신 임원은 단 2명뿐이었다. 그나마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에서 근무했던 강태구 당시 사내이사 전무를 제외하면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인사는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던 남재호 전 대표가 유일하다. 남 전 대표는 삼성화재에서 보상서비스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올해 3월 기준 메리츠화재의 상무보 이상 임원 46명(사외이사 제외)의 출신 이력을 살펴보면,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은 총 11명으로 삼성화재 출신 7명, 삼성증권 출신 3명, 삼성생명 1명 순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임원의 수는 2018년 말과 동일한 수준인데, 2019년 신규 선임된 임원의 수가 증가하면서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2018년 연말 기준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임원 수는 11명으로 전체 임원 39명 가운데 28.2%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초 임원 수가 7명 늘어난 46명이 되면서 비중이 4.3%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비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임원의 비중은 타 기업 출신 임원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메리츠화재의 외부 영입 임원을 보면 삼성 다음으로 많은 인사가 영입된 기업은 DB손해보험으로 3명의 임원이 이곳 출신이다. 한화손해보험 출신 인사는 2명에 그쳤다.

눈에 띄는 점은 메리츠화재 임원 가운데 외부 영입 인사의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연말 기준 총 임원 39명 중 외부 영입 출신 임원은 22명으로 전체의 56.4%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초 퇴임과 신규 선임이 맞물리면서 전체 임원 46명 중 60.9%에 달하는 28명이 외부영입 인사로 채워졌다.

반대로 자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온 직원들의 임원 승진 비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임원들의 출신 대학 비중은 고려대가 압도적이었다. 올해 초 기준 학력이 공개된 36명의 임원 가운데 22.2%인 8명이 고려대 출신으로 나타났다. 2018년말 고려대 출신 임원이 총 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켜낸 셈이다. 

서울대는 5명으로  13.9%에 그쳤고, 경희대와 연세대, 원광대, 전남대가 각 2명(5.6%)이었다.

전공은 경영학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법학 3명, 회계학·통계학·의학·무역학·경제학이 각 2명 순이었다.

메리츠화재의 임원 평균 연령은 1.3세 젊어졌다. 지난해 연말 53.1세였던 평균 연령은 올해 3월 기준 51.8세로 줄었다. 

46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은 한정원 상무와 이영미 상무보 단 2명으로. 해당 임원 모두 외부 영입 인사다. 

지난 3월 선임된 한정원 브랜드전략본부장 상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했던 인사로 SBS 정치부 기자 출신이다. 

이영미 메티컬센터장 상무보는 한화손보 메디컬팀 팀장을 역임했다가 메리츠화재로 넘어 온 인물이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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