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12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었던 유상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정일문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업계는 유 부회장이 초대형 IB 지정과 실적 개선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던 만큼, 정 대표가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일문 신임 대표는 지난 2일 정식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을 알렸다. 정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내 소비 위축, 초대형 투자은행(IB)간 경쟁 등 여러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며 디지털금융 경쟁력 제고 및 업무혁신 문화 정착, 신규 수익원 경쟁력 확보 등을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동원증권 합병 이후 첫 호남 출신 CEO인 정 대표의 경영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12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이끌면서 국내 최대 규모(당기순이익 기준) 증권사로 키워낸 유 부회장의 자리를 정 대표가 본인의 색으로 채워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1964년생으로 올해 만55세다. 광주 출신인 정 대표는 호남 기업인 한국투자증권의 첫 호남 출신 CEO다.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동원그룹의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의 장남 김남구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재철 회장은 전라남도 강진 출신으로 지난 1969년 동원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을 설립했다.
1974년 한국투자신탁으로 시작해 2003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한 한국투자증권은 2005년 동원증권과 합병하면서 기틀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 온 수장은 모두 수도권 출신이다. 홍성일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서울 출신이다.
합병 이후 첫 호남 출신 CEO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수익(매출액)은 5조3720억 원, 영업이익 5414억 원, 당기순이익 4135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매출액 4조4328억 원, 영업이익 4815억 원, 당기순이익 3754억 원) 대비 각각 21.2%, 12.4%, 10.1%씩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7년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 초대형 IB로 지정되면서 입지를 다진 상태다.
그러나 변수 역시 존재한다.
증권 업계 불황이 예고된데다 금융감독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규정'과 관련한 징계 여부가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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