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위기속 실용인문학 대학원 인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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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남

phanta@datanews.co.kr | 2007.04.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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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인문학 위기론'이 비등한 가운데 실용인문학 대학원에는 수강생들이 몰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

배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전공'이 대표적인 사례로 2007학년도 1학기에만 석사과정에 22명이 지원해 10명이 탈락하고 12명만이 합격, 수강하고 있다.

이같이 지원자가 탈락한 경우는 대부분의 지방소재 인문학 대학원이 지원자 부족으로 존폐위기에 놓여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드문 사례다.

2006학년도에 개설된 한국어교육 전공은 현재 박사과정 3명, 석사과정 21명이 재학 중이다. 재학생들의 면면도 매우 다양하다. 석사과정 3학기인 윤영숙씨(여·51)는 오랫동안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사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다가 보다 체계적인 지도법을 습득하기 위해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윤씨는 학위를 취득한 후, 동남아에 있는 한국어교육센터에서 한국어강사로 활동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직 음악교사인 윤영희씨(여·41)는 석사과정에 입학 후 본격적으로 학업에 매진하게 위해 교직까지 휴직했다. 윤씨 역시 학위를 취득한 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외국의 한국학교 교사 파견 프로그램에 지원할 계획이다.

김성여씨 (여·47)도 과학교사로 23년간 근무하다 대학원에 입학하였는데, 그동안 대덕연구단지 내의 외국인 연구원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좀더 전문적인 지식 습득이 필요하다고 느껴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인뿐만이 아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전공' 학위과정에는 외국인들도 5명이 있다. 중국 월수외국어대학 한국어과 교수였던 진교어씨(25)는 이번 학기에 교수직을 휴직하고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이들은 국적도, 나이도 모두 다른 학생들이지만 최종적으로 좋은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는 공통된 꿈을 가진 학생들이다.

특히 이번 학기에 학술진흥재단에서 실시하는 '인문학 100년 장학생' 프로그램에 재학생 3명(박사과정 1명, 석사과정 2명)이 선정돼 2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됐다.

이 대학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 최정순 교수는 '한류열풍과 정부의 외국이주민에 대한 지원책으로 한국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 같다'며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입학하는 만큼 철저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위과정 학생들의 열기를 북돋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전공을 이수한 후 학위를 취득하면 국어기본법 및 동시행령에 의거 문화관광부에서 주는 '한국어교원자격증'을 받게 되고, 배재대에서 운영 중인 해외한국어교육센터의 교사뿐만이 아니라 여타 한국어교육기관의 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