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의 삶 한눈에, ‘호남기록문화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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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승

teito@datanews.co.kr | 2007.1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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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편지인 ‘간찰’과 주민등록등본인 ‘준호구’, 매매계약서인 ‘명문’, 과거시험답안지인 ‘과지’, 각종 소송사건 및 여론형성을 위한 ‘소지’와 ‘통문’ 등 각종 생활문화 자료를 알기 쉽게 해석, 한데 모아 놓은 웹사이트가 개설됐다.

이달 초 서비스를 시작한 호남기록문화시스템(http://honam.chonbuk.ac.kr)은 그동안 호남지역에 주로 산재해 있던 조선시대와 대한제국기, 일제시기까지의 고문서의 원문서와 텍스트, 해제 등을 싣고 DB로 구축했다.

이 사이트는 어느 누구라도 당시의 생활상을 쉽게 파악, 접속해 자료를 찾을 수 있게 한 것으로 향토문화자료가 많은 호남지역을 처음 망라해 정리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이번에 디지털화된 고문서 원문은 순천대학교를 비롯, 전남대, 목포대, 전북대 등 전라남북도 10개 대학 박물관 소장품으로 모두 17,800여점에 달한다. 사이트 구축작업은 올 한해 동안 순천대 박물관(관장 남호현)과 전북대 박물관(관장 함한회)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이보다 한해 앞선 지난 2006년 전북대가 전북지역 고문서 디지털화 사업을 시작, 올해 순천대가 가세, 전남권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전남지역은 순천대 696점, 전남대 228점, 목포대 222점, 조선대 117점, 전북지역은 전북대 10,969점, 원광대 1,129점, 전주와 진안의 역사박물관 1,030점, 남원향토박물관 457점, 세덕각(우반동 부안김씨 종중문서) 및 기타개인소장 각각 784점 등이다.

이 사이트는 고문서 데이터베이스 뿐 아니라 구축된 고문서 이해를 위한 용어사전도 함께 실었으며 난해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강좌도 마련해 탑재했다. 이와 함께 고문서에 담긴 역사적 사실이나 삶의 행태에 대한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인 ‘고문서향기’가 제공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초중고 학생 및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선시대 생활사 플래시도 제작, 서비스되고 있다.

사이트는 또 현재의 호적부, 주민등록부 개념의 호구단자 고문서를 토대로 이용자가 자신의 가계는 물론 관심 있는 계보도를 작성할 수 있는 가계도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으며, 고문서의 다양한 내용을 통계로 확인하여 당시 생활상에 대해 간접적으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고문서의 내용통계도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일반이용자는 물론, 각급 학교에서 조선시대부터 일제시기에 이르는 호남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고 있다.

"호남기록문화시스템"이 그동안 제공해온 자료들은 중앙행정기관 또는 명문가에서 보유한 고문서와 다른 민중의 형태의 고문서로서 민중들의 생활사 연구에 기여해 왔다. 이 자료들은 또 내용분류, 지역별분류, 유형별분류, 소장문중별분류, 시대별분류 등 다분류체계를 도입하여 연구목적별 다양한 접근경로를 설정하여 관련 연구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고문서를 통해 쉽게 파악될 수 있는 옛사람들의 생활문화 전반은 영화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새로운 문화산업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편 순천대와 전북대가 이번 사업을 위해 투입한 연인원은 역사학과 한문학, 기록학 전문가 500여명이며, 11억3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순천대 박물관 관계자는 “고문서 뿐 아니라 다양한 기록문화의 디지털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호남지역은 최고의 전통기록문화 보유지역으로서 지역와 국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