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문과대교수들, 인문학 선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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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영

jasmin@datanews.co.kr | 2006.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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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문과대학(학장 조광) 교수들이 문과대학 설립 60주년을 맞이해 오는 15일(금) 오전 10시에 이 학교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인문학 선언문」을 발표한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의 인문학 위기를 진단하고 우려를 표명하는 글이 산발적으로 발표되기는 했으나 대학 교수들이 목소리를 합쳐서 인문학의 위기 타개를 촉구하는 선언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교수들의 인문학 선언문은 크게 네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이 처한 위기 상황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지적한다.

둘째, 인문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자성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천명한다.

셋째,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이 왜 중요한지, 인문학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포괄적으로 밝힌다.

넷째, 현재 당면한 시대 상황 속에서 인문학자들의 임무는 무엇이고, 인문학의 진흥을 위한 사회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밝힌다.

이 선언문은 위기에 처한 인문학에 대해 우리 사회와 학계의 구성원들이 시선을 모으고 고민하는 계기를 만드는 데에 있다. 즉 교수들의 집단적인 선언문 발표 행위 자체에 1차적인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선언은 인문학을 연구하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교수들이 인문학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과 이를 진흥시키기 위한 결심을 담고 있다. 금번 인문학 선언은 학문적 선언의 효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하수가 지표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의 보존과 개발을 소홀히 할 경우 지상의 생물들이 생존하기가 어려워지듯이, 학문의 세계에서 지하수의 수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문학이 빈사 상태에 빠지면 우리의 사회의 문화와 문명의 발전은 약속하기가 어렵게 될 것이고 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 선언문을 발표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또 고려대학교 문과대는 설립 60주년을 맞이해 "자유·정의·진리 : 시장근본주의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기념심포지엄을 실시한다.

이 심포지엄은 고려대가 개교50주년되던 해 제정한 교훈 "자유·정의·진리"가 시장근본주의가 성행하는 현대사회에서 지향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격적 검토가 필요하므로 기획하게 되었다.

오는 15일 첫 심포지엄인 '자유'를 개최하고 10월 13일에 '정의 심포지엄'을 10월 27일에는 '진리 심포지엄'이 개최한다.

문과대학장 조광 교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자 하는 목적을 아래와 같다고 밝혔다.

1) 문과대학은 고려대학교 전체 구성원들에게 공통된 목표를 다시금 확인시키고, 그 의미를 재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심포지엄 시리즈를 통해서 세계화 시대에 대학이 지향해야 할 이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대학의 현실과 미래를 함께 점검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3) 자유 · 정의 · 진리는 고려대 뿐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서도 변함없이 지향해야 할 소중한 가치이므로 심포지엄을 통해 현대사회가 지향해 나가야 하는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