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카카오가 최근 내정한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를 비롯해 카카오의 역대 대표이사 중 상당수가 경쟁사인 네이버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신인 아이위랩을 포함해 그동안 총 6명의 대표를 선임 또는 내정했다. 이 중 창업 초기 멤버로 아이위랩 공동대표를 맡은 이제범씨와 합병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로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공동대표를 맡은 최세훈씨를 제외하면 모두 네이버의 전신인 NHN 출신이다. 반면, 카카오와 합병한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2600여명의 임직원이 합류했지만, 최세훈씨 외에 아직 다음 출신 대표는 없다.
이처럼 NHN 출신이 카카오 대표의 주류를 이루는 것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최대 주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카카오 대표를 역임한 이석우 대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NHN에서 법무담당 이사, 경영정책담당 부사장,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냈다. 그는 2011년 8월 카카오로 옮겨 부사장을 거쳐 같은 해 11월부터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최근 카카오 관계기업인 카상화폐 거래소 운영기업 두나무의 대표를 맡았다.
이석우 대표에 이어 2015년 9월 만 35세에 카카오 대표로 선임돼 화제를 모은 임지훈 대표 역시 NHN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임 대표는 2005년부터 이듬해까지 NHN 기획실 전략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 소프트뱅크벤처스를 거쳐 2012년 카카오 계열사인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맡아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최근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된 여민수 광고사업부문 총괄부사장과 조수용 공동체브랜드센터장도 NHN 출신이다.
여민수 부사장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NHN에서 이비즈본부장 등을 맡았으며, 2016년 8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조수용 센터장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NHN에서 마케팅, 디자인 총괄 부문장 등으로 일했으며, 이후 2016년 12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처럼 역대 카카오 대표의 상당수가 NHN 출신인 것은 김범수 의장의 경영 및 인사 스타일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범수 의장은 인재와 인맥 챙기기에 적극적이고, 시의적절하게 ‘내 사람’을 적극 활용하면서 사업을 성장시키는 스타일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김 의장은 2000년 네이버컴과 한게임의 합병 후 NHN 대표, NHN미국법인 대표 등을 맡은 뒤 2007년 NHN을 떠났다. NHN 출신 카카오 대표들은 이 시기를 전후해 김 의장과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었고, 이후 카카오 또는 카카오 계열사(케이큐브벤처스)로 영입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기별로 카카오 대표의 커리어에 차이가 있다. 법무 전문가인 이석우 전 대표는 비교적 카카오 초기와 다음과의 합병 당시 대외 업무에 중점을 뒀다. 메신저 사찰 논란을 비롯한 위기대응도 그의 몫이었다.
투자 분야에 강점을 가진 임지훈 대표 선임 뒤에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과 투자를 통한 성장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중점을 뒀다. 또 각각 광고사업과 브랜드 부문에 전문성을 가진 여민수 부사장과 조수용 센터장의 공동대표 내정은 카카오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수익성과 시너지 향상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시기별로 새로운 단계의 사업 전개를 위한 김범수 의장의 인재 활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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