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실적감소에도 자산건전성은 파란불

임영득 사장체제 1년, 매출·영업이익 감소에도 현금자산·이익잉여금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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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이 재임 1년동안 불황형 경영을 펼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자산과 이익잉여금 등 사내유보 자금이 대폭 늘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임 사장이 새 대표로 취임한 작년 77일 이후 1년 동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재무제표상 자산건전성은 더욱 좋아졌다사내유보 자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6261000억 원이었으나, 임 사장 취임 후 반년 만인 지난해 말 275200억 원으로 14000억 원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도 반년 만에 9000억 원 증가했다. 올 상반기 현대모비스의 이익잉여금은 284300억 원으로 1년 만에 8.9% 늘었다.

이익잉여금은 정상적인 손익거래에서 발생한 잉여금을 말한다
. 자본잉여금과 함께 기업이 투자 등으로 돈을 풀지 않고 내부에 얼마나 쌓아두고 있는지 척도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이익잉여금이 늘어나면 대체로 사내유보금이 높아진다.

현금도 늘었다
. 임 사장 취임 전 48300억 원이던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올 상반기 5200억 원으로 1800억 원(3.8%)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현금성자산비율은 12.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잉여금 증가로 총자산이 늘어난 탓이다.

현대모비스의 현금성자산비율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평균인 6.1%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임 사장 취임 전후 현대모비스의 유동비율은
205.4%에서 238.6%로 좋아졌다. 차입금비율도 8.3%에서 8%로 소폭 낮아졌고, 부채비율은 45.8%에서 39%로 더욱 좋아졌다.

현대모비스의 이 같은 재무전략은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임 사장이 현대모비스를 이끌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모두 뒷걸음쳤다
.


지난해 하반기 현대모비스는 매출이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실적 하락세가 더욱 또렷하다. 상반기 매출은 175500억 원으로 8.6% 줄었고, 영업이익은 11600억 원으로 22.8% 급감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 여파가 수직계열화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 올 상반기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재고자산은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이 감소한 것으로 부품이 잘 팔리지 않음을 방증한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14년 약 14.7에서 201514.1, 201613.5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어 임 사장으로선 재고자산관리에 힘쓸 필요가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도 중국 완성차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와 거래 비중이 높은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올 상반기 현대모비스의 특수관계자와 거래비중은 68.2%로 임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63.8%보다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기업 경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을 지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현대모비스의 실적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