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한진 오너 일가가 일감몰아주기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소유권을 포기한 유니컨버스를 통해 이미 초기 투자액 이상의 배당금으로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에는 사업 매각에 따른 이익으로,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유니컨버스는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한 개인회사로,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워왔다. 추후 오너 3세 경영 승계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 관측돼 왔던 회사이기도 하다.
10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사장 등 한진 오너 일가는 2007년 1월 설립된 유니컨버스에 29억 원을 투자했으며, 2012년부터 이어진 배당으로만 38억 원을 챙겼다. 조 사장은 유니컨버스 대표를 맡아 왔으며, 임원 보수를 더할 경우 수익은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된다.
유니컨버스는 지난해 23억 원을 배당했는데, 콜센터 사업부문을 한진정보통신에 양수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143억 원을 기록했다. 배당액도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자산 매각에 따른 이익이 고스란히 오너 일가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2015년 유니컨버스는 12억 원의 순이익을 냈고, 6억5000만 원을 배당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배당액은 8억5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2014년 땅콩회항 갑질 사건으로 체면을 구겼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유니컨버스를 통해 최근 2년 동안 약 8억2000만 원을 배당받은 게 된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같은 기간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배당받은 1억 원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은 조 사장이 38.9%로 최대주주이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조에밀리리) 전무가 각각 27.8%,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5% 등 오너 일가가 94.5%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2014년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은 90%였으나 2년 사이 높아졌다.
유니컨버스가 오너 일가 자금원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내부거래를 통해 외형을 키웠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통신망 시설운영, 데이터 전송서비스, 임대, 콜센터 등을 영위하는 유니컨버스는 2009년 내부거래비중은 33.2%였으나, 2015년 73.6%로 2배 이상 높아졌다. 2008년에는 내부거래비중이 85%에 달했을 정도다. 내부거래액도 같은 기간 33억 원에서 254억 원으로 7.7배 증가했다. 총매출액은 99억 원에서 345억 원으로 3.5배 늘었는데, 내부거래가 회사의 외형을 키운 것임을 방증한다.
지난해에는 콜센터 사업을 한진정보통신에 양수하면서 총매출이 100억 원대로 줄었고, 내부거래비중도 21.5%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유니컨버스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오너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조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내부거래로 덩치를 키운 유니컨버스의 순이익 규모는 한진그룹 내에서 순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는 143억 원으로 (주)한진(884억 원), 진에어(393억 원), 한국공항(161억 원), 정석기업(159억 원)에 이어 32개 계열사 중 5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한진그룹 전체 순이익은 -7555억 원이다. 2014년에도 유니컨버스 순이익은 20억 원으로 당시 44개 계열사 가운데 12번째로 많았다.
한편 지난 15일 조 사장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주요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났다. 또 한진 오너 일가들은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를 위해 유니컨버스 지분을 대한항공에 무상증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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