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LG전자의 간편결재 서비스 LG페이(PAY)가 표류하고 있다. LG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던 '화이트카드' 방식 LG페이의 신제품 탑재가 어렵다는 의사결정을 이미 작년초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페이는 구본준 부회장이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LG전자 오너 체제에서 마지막으로 부활을 꾀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였다. 2015년 말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낮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간편결제가 가능한 ‘화이트카드’ 방식을 적용한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당시 LG전자가 3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8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낸 어려운 상황에서 LG페이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카드사와의 업무협약(MOU)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G4의 흥행참패로 조준호 무선사업부 사장의 마지막기회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LG전자는 불과 몇 개월 만인 2016년 초 G5 탑재를 목표로 개발하던 화이트카드 시스템 방식의 구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부에서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G4, G5 등 전략 스마트폰에 대해 PAY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지난해 출시한 V20과 올 상반기 내에 선보일 G6에 대해선 LG페이 상표등록을 하지 않았다”며 “LG전자가 지난해 말 화이트방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시기는 더 빠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작년 9월 말 출시된 V20에 LG페이가 탑재될 예정이었으나 개발이 완료되지 않으면서 미뤄졌고, 오는 3월 출시를 앞둔 G6에도 기술을 구현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트카드는 근거리무선통신(NFC)를 기반으로 하는 실물 카드 형태로, 이용자가 앱에 여러 카드를 등록해 놓으면 시스템이 해당 스마트폰과 연동해 결제를 수행한다.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담는 삼성페이, 애플페이와 차별점이다. 최신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앱만 설치하면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카드를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
LG전자는 2015년 11월 MOU에 앞서 그해 8월 LG PAY, G4 PAY, G5 PAY, A PAY, S PAY, L PAY, W PAY 등 다양한 방식의 LG페이 상표를 특허 출원했다. 10월에는 PAY Plate로도 출원했다. 화이트카드 시스템을 지난해 초에 개발 완료하고 그해 3월 출시를 앞뒀던 G5에 탑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그러나 기술 구현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장테스트를 실시하지 못했고, G5에 적용되지 않았다. 이미 이 시점에서 LG전자 내부적으로 기존 방식의 LG페이에 대한 회의적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 하반기 출시한 V20은 물론, 올 3월께 출시예정인 G6와 관련해서는 LG페이 상표 등록 신청조차 돼있지 않은 상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지난해 V20 발표회에서 LG페이를 탑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LG페이를) 단순히 론칭하는 것보다 소비자에게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조만간 업데이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기존 화이트카드 방식이 아닌 삼성전자와 동일한 MST 방식의 기술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MST 방식은 시중 마그네틱 카드 결제기에서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한편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기준 출시 1년 만에 국내외 가입자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며, 누적결제액은 2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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