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이 2010년 이후 272건의 인수합병(M&A)에 46조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M&A 금액이 9조7000억 원으로 가장 컸다. 건수로는 CJ가 42개 기업을 인수해 가장 활발했다.
1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0년 이후 올 7월말까지 6년7개월간 30대그룹의 M&A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265건, 금액은 46조747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는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고, 보고서상 인수 금액이 최종 확인된 사례만 포함했으며 M&A 액수는 계열 편입 시점까지 투자된 비용을 기준으로 했다.
M&A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던 2010년으로 52건, 9조4천억 원 규모가 성사됐다. 이후 2011년 7조 원(49건) 2012년 9조2천억 원(41건) 등으로 활발했으나 경기침체가 시작된 2013년 8천억원(31건)으로 급락한 뒤 2014년 2조6천억 원(29건)작년 4조2천억 원(27건)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서도 7월말까지 7조 원(17건)규모가 성사돼 작년 한해 총 금액보다도 66%나 급증했다. 경기침체로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해진데 따른 여파로 풀이되고 있다.
그룹별로는 롯데가 가장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2010년 이후 총 9조7583억 원을 투입해 28개 기업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분쟁이후에도 M&A열기는 식지 않아 올들어서만도 2조8천 억원 규모의 M&A 3건을 성사시켰다.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롯데는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업체인 타이탄을 1조5223억 원에, 2012년 11월에는 하이마트를 1조2480억 원에 인수하는 등 1조원이 넘는 대형 M&A에 적극 나섰다. 가장 최근에만도 지난 3월 삼성정밀화학을 4650억 원에, 6월에는 SDI케미칼을 2조3265억 원에 각각 사들였다. 앞서 작년 5월에는 뉴욕팰리스 호텔을 9475억 원, 9월에는 삼성BP화학과 KT렌탈을 각각 819억 원과 5056억 원에 인수, M&A의 ‘큰 손’임을 입증했다.
2위는 4개 회사를 5조5419억 원에 사들인 현대자동차 그룹이다. 현대차는 2011년 3월 현대건설 경영권(4조9600억 원), 2012년 3월에는 현대라이프생명(옛 녹십자생명. 2391억원)을 인수했다. 작년에는 2943억 원에 현대종합특수강을, 올해는 485억 원에 GIT를 사들였다.
3위는 4조8999억 원을 투입해 10개 사를 인수한 포스코가 차지했다. 포스코는 2010년 성진지오텍을 1598억 원에, 대우인터내셔널을 3조3724억 원에 각각 인수한 것을 필두로 2012년까지 매년 2~3개 회사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에는 2014년 포스파워(옛 동양파워. 4841억 원)를 인수한 것 이외에는 M&A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어 SK그룹이 4조4657억 원(18개사)으로 4위, 한화그룹이 3조5733억 원(11개사)으로 5위, 현대중공업이 3조871억 원(5개사)으로 6위에 올랐다. SK는 2012년 3월 하이닉스를 3조3747억 원에 사들였으며, 한화는 2015년 6월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을 1조원에 인수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를 2조8933억 원에 사들였다.
반면 재계 1위인 삼성은 M&A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삼성은 2011년 3월 메디슨을 4450억 원에, 2014년 5월에 서울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3500억 원에 인수한 것 등을 제외하면 굵직한 기업 인수가 거의 없는 편이었다.
삼성그룹은 피아트 부품사인 마그네티마렐리를 30억달러(약 3조3540억원)에 인수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했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삼성의 M&A 총액은 5조 원을 넘어서게된다. 이는 롯데와 현대차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진, 두산, OCI, KCC는 M&A에 적극적이지 않은 그룹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그룹은 2010년 이후 1개 회사씩만 인수했으며 금액면에서도 소규모였다.
건수 기준으로는 CJ그룹이 무려 42개 사를 인수해 가장 공격적이었다. 금액으로도 3조2822억 원에 달해 M&A 순위 6위에 올랐다. 2조3천 억(25건)을 기록한 재계 4위 LG보다도 높다. 그러나 2014년까지 매년 6~8개의 기업을 인수하며 왕성한 M&A 의욕을 보였던 CJ는 2012년 1조8천 억원(5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이재현 회장 구속이후 M&A가 급격히 둔화돼 2013년 2500억 원(7건) 2014년 1000억 원(10건)으로 줄었다.
이어 롯데그룹이 28개사, LG그룹이 25개사를 각각 인수하며 뒤를 이었다.
[데이터뉴스 = 안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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