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회장추천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어 소문이 무성하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그간 관료출신 인사들이 돌아가면서 맡아오면서 '관피아 성지'로까지 불려왔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취임한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임기가 오는 27일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회장 임기가 채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회측이 선임 절차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또 다시 관료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역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자리는 '관피아' 출신이 독식해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973년 '상호신용금고협회'로 설립된 비영리 특별법인이다. 지난 1975년 정부위탁권한과 함께 연합회로 변경됐고 2002년 지금의 저축은행중앙회로 명칭이 바뀌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경우, 저축은행업의 특성상 업황에 대한 경험이 중요한 요소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데이터뉴스가 최근 20년간 역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총 8명 가운데 현 회장인 이순우 회장을 제외한 7명의 전직 회장들이 모두 관료 출신이다.
출신지역으로는 영남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아, 지역 불균형 역시 컸다.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저축은행중앙회를 이끌었던 곽후섭 10대 회장은 1932년생으로 경상남도 거창(PK) 출신이다. 경남고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대통령 비서관, 서울시 산업국장, 서울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남신용금고 대표로 활동하다 1993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11대 회장(1997~1999년)인 이상근 전 회장은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낸 관료 출신이다. 1935년생이며 고향은 강원도 춘천이다. 춘천고와 서울대를 졸업했고 은행감독원장보, 한국은행 사우디아라비아사무소 소장, 신용관리기금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병학 12대 회장(2000~2003년) 역시 관료 출신 인사다. 경기도 시흥이 고향인 문 전 회장은 인천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통계청 통계조사국 국장, 공정거래위원회 심판행정관, 격제기획원 경제교육기획국 국장, 보험감독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13대 회장인 김유성 전 회장은 경상북도 안동(TK) 출신으로 안동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재무부 장관 비서관, 재무부 증권보험국 손보과 과장, 재정경제원 예산실 법사행정예산담당관, 기획예산처 국장 등을 역임한 관료 인사다.
김석원 14대 회장은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제1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선 정통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총무과장 부이사관,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저축은행중앙회를 이끌었다.
15대 주용식 회장은 1952년 생으로 경상남도 함안(TK) 출신이다. 육군사관학교 졸업생인 주 전 회장은 1982년 재무부 사무관, 2002년 기획재정부 국제기구 과장 기획예산 과장, 2009년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 국장 등을 거쳐 지난 2009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최규연 16대 회장 역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최 전 회장은 제 24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 홍보관리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제29대 조달청 청장 등을 거쳐 2012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현 회장인 이순우 17대 회장은 최근 20년 래 유일한 민간기업 출신 인사다.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단장,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이순우 회장 역시 고향이 경상북도 경주(TK)인데다 '성금회(성균관대 금융인회)'가 부상한 상황에서, 지역색과 학맥을 근거로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선임을 전후해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이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후보로 단독 등록했으나 업계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려된 뒤, 오히려 저축은행 경력이 전무한 이순우 회장이 선임됐다는 점이 논란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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