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대웅제약이 수익성은 줄고 부채비율은 늘며 재무구조가 약해지고 있다. 국내 상장 제약사들의 부채비율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인데, 대웅제약은 사정이 달랐다.
특히 대웅제약은 그룹차원에서 젊은 피 전승호 사장과 윤재춘 사장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글로벌 시장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여서, 갈수록 악화되는 재무구조는 두 대표에게 큰 부담이다.
3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웅제약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결재무제표 기준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17년 92.2%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건전성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가된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 이하까지는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대웅제약의 부채비율 증가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춰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제약-바이오 상장사 73개 기업의 2016년 대비 2017년 부채비율은 54.1%에서 50.0%로 4.1%포인트 감소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대웅제약은 5년 전인 2013년 부채총계 1410억 원, 자본총계 438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32.2%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부채총액이 2013년 1410억 원에서 2017년 5820억 원으로 312.6% 증가한 반면 자본총액은 2013년 4380억 원에서 2017년 6315억 원으로 44.2% 증가에 그쳐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3년 32.2%에서 2014년 52.4%, 2015년 62.8%, 2016년 89.3%까지 올랐고 지난해는 92.2%를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국내 상장사 매출 순위 빅5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 광동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중에서 대웅제약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09.6%를 기록한 한미약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부채비율 순위는 109.6%인 한미약품, 92.2%인 대웅제약, 73.6%인 광동제약, 34.9%인 녹십자, 30.4%인 유한양행 순으로, 매출 순위와 부채비율 순위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매출 빅5의 부채비율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두 곳이 감소했고, 녹십자와 광동제약, 대웅제약은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5년 간 광동제약의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률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은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2013년에는 10.7%로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4년 7.4%, 2015년 6.7%, 2016년 4.5%로 점점 떨어졌고, 2017년에는 5.1%를 기록해 5년 간 절반 수준인 51.9%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6749억 원에서 8668억 원으로 2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20억 원에서 446억 원으로 38.0% 감소해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3.7%로 전년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대웅제약은 12년 간 이어왔던 이종욱 부회장 체제를 마무리짓고 지난 3월 내부출신 전문경영인 윤재춘 사장과 전승호 사장 공동대표 체제를 열었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서의 성장을 지향하며 새로운 두 대표 체제를 통해 글로벌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포부를 내세우고 있지만 최소 지난 5년 간 떨어진 수익성과 더불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를 갖게 됐다.
대웅제약은 현재 미국과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일본 등 8개 국가에 11개 해외법인을 경영하고 있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전 대표는 서울대 약대 석사를 지낸 후 2000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라이선싱 팀장,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마케팅TF팀장을 거친 후 2015년부터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윤 대표는 1959년 생으로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대웅과 대웅제약을 두루 경험했다. 2012년 대웅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2014년 대우제약 부사장을 거쳐 2015년에는 대웅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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