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유한양행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반면 타 제약사의 상품을 단순 유통하는 '상품매출' 비중은 높아졌다.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 국민의 건강과 행복증진 등에 기여하는 것은 유한양행의 가장 중요한 기업 이념"이라는 유일한 박사의 유한양행 창립이념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작년 말 기준 7.1%에 이어 올 1분기 6.9%를 기록했다.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개 제약사의 매출 대비 평균 연구개발비중은 작년 말 기준 평균 10.1%, 1분기 기준 평균 10.6%다. 유한양행은 업계 평균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유한양행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선임년도인 2015년 726억 원 6.4%에서 2016년 865억 원 6.5%, 2017년 1037억 원 7.1%을 기록했다. 소폭 증가한 양상이나 매출 증가세와 업계 평균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의 매출은 2015년 1조1287억 원에서 2017년 1조4622억 원으로 29.5% 증가하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연구개발비용은 2017년 68억5000만 원을 쓴 광동제약에 이어 상위 5개사 가운데 4위다. 연구개발 비중 순위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광동제약 순이다.
2위 녹십자의 경우 2017년 R&D 비용은 전체 매출 1조2879억 원 중 1166억 원으로 10.6%였고, 4위 대웅제약은 총 매출 9603억 원 중 1143억 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지출해 비중 13.2%, 5위 한미약품은 총 매출 9166억 원 중 연구개발비용이 1706억 원으로, 18.6%를 기록했다. 매출 4위 광동제약은 총 매출 1조1416억 원 중 별도매출 기준 연구개발비용은 68억500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매출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이 낮은 유한양행은 상품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상품매출은 외국계 제약사가 만든 약을 도입해 판매한 매출로, 일명 ‘남의 약'을 팔아 얻는 수익이다.
올 1분기 유한양행의 상품매출액은 1990억 원으로, 총매출 3398억 원 대비 비중이 58.6%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상위 5위 기업 중 상품매출 비중 65.1%인 광동제약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녹십자의 상품매출액은 1444억 원으로 총매출 2941억 원 대비 비중은 49.1%다. 광동제약은 총매출 2752억 원 중 상품매출액은 1792억 원으로 비중은 65.1%로 가장 높다. 대웅제약은 총매출 2394억 원 중 상품매출액은 965억 원으로 40.3%다. 한미약품은 상품매출액이 189억 원으로 매출대비 7.7%로 가장 양호했다.
2017년 연간 기준으로도 유한양행의 상품매출액 비중은 54.5%로 광동제약이 69.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상품매출액 비중은 광동제약 69.4%, 유한양행 54.5%, 녹십자 45.5%, 대웅제약 40.9%, 한미약품 9.8%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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